[섬씽스페셜] ‘데스티니 딜레마’ 12연승 이끈 1인 기관차… 만약 막히면 속수무책

입력 2010-03-08 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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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외국인 선수 데스티니는 시즌 중반 긴급 수혈돼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데스티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게 플레이오프를 앞둔 이성희 감독의 고민거리기도 하다. 스포츠동아DB

상승세 GS칼텍스의 과제
한 때 연패의 늪에 빠져 바닥까지 쳤던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의 매서운 행진이 눈에 띈다. GS칼텍스는 7일 흥국생명전 3-0 승리를 포함, 최근 12연승(14승10패·3위)을 내달렸다. 플레이오프 출전 자체가 불투명한 예전과는 판이한 상황이다.

만약 GS칼텍스가 한 경기만 더 이길 경우, 흥국생명이 2007~2008시즌 기록한 역대 최다 13연승과 타이를 이룬다.


●기록 그 이상의 꿈을 향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지난 시즌 GS칼텍스는 팀 최다 연승이 4경기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어느 누구도 쉽게 넘보기 힘든 기록을 향해 가고 있다.

올 시즌 잔여 일정은 4경기. 12일 현대건설을 누른다면 다음 경기가 한 수 아래의 도로공사(18일)전이어서 기록 경신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GS칼텍스 이성희 감독은 여전히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정규리그 순위보다 플레이오프 이후를 내다보고 있어서다. “(훈련)시간은 예전과 같은데 강도는 훨씬 높아졌다”며 선수들은 혀를 내두른다.

전망도 밝다. GS칼텍스는 홈코트 장충체육관에서는 무적이다. 1월 10일 서울 개막전부터 시작된 연승행진 가운데 10승을 장충에서 쓸어 담았다. 남은 4경기도 모두 홈에서 열린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감독이 승패에 연연하기 보다는 토너먼트 이후에 시선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가 살아나야 한다

어쩌면 딜레마일 수도 있다. GS칼텍스의 폭발적인 연승 행진을 일으킨 주역은 외국인 선수 데스티니. 팀에 합류하자마자 연패 탈출의 공을 세운 데스티니 효과에 팀은 함박웃음을 짓지만 정작 이 감독의 속내는 다르다.

PO에 돌입하면 상대가 데스티니를 막는데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의 공격이 차단되면 이를 대체할만한 자원이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크다. 이 감독은 “데스티니 외에 다른 공격수들이 터져줘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데스티니가 전체 35% 몫을 한다면 김민지와 나혜원이 각각 25%, 20%를 올려야 이상적인 공격이 이뤄진다는 것.

해결책은 있다. 흥국생명전에서 모처럼 김민지가 20득점을 하며 팀내 최다 득점을 했다. 데스티니는 18득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여자배구는 외국인 공격수에 올인할 수 있는 남자부와는 다르다. 공격을 다각화해야 우승까지 모자란 2%를 채울 수 있다”고 이 감독은 설명했다.

2년 전 흥국생명과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상대 주포 김연경을 막아 예상외의 우승을 차지했던 교훈을 잊지 않은 이성희 감독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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