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큰 이병규(사진 왼쪽)와 27세 작은 이병규
36세 ‘큰 이병규’ vs 27세 ‘작은 이병규’
“그 이병규야? 다른 이병규야?”LG-SK의 시범경기가 열린 9일 문학구장에서는 작은 소동이 빚어졌다. 동명이인 LG 이병규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날 LG 선발 라인업에는 이병규가 4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주니치에서 돌아온 36세의 이병규. 그런데 6회말 수비 때 작은 이병규(27)가 똑같은 좌익수 자리에 교체돼 들어갔다. 수비 위치뿐만 아니라 4번타자 자리에 그대로 들어가면서 전광판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이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비수가 바뀌면 팬들도 알아차릴 수 있지만 이닝 교대 때 교체됐기 때문에 그 사실을 알 수 없었다. 둘 다 왼손잡이. 눈썰미 있는 일부 팬만 키와 몸매, 걸음걸이 등을 보고 알아차릴 뿐이었다.
이들의 이름은 한자로도 거의 비슷하다. 큰 이병규는 ‘李炳圭’, 작은 이병규는 ‘李炳奎’. 아직 잠실 홈경기를 치르지 않은 LG도 앞으로 전광판에 이들의 이름을 어떻게 나타내야할지 고민이다.
둘 다 선발출장할 경우는 어떨까. 예를 들어 4번에 작은 이병규(1루수), 7번에 큰 이병규(좌익수)를 포함시킨 뒤 첫 타석 찬스 때 “그 이병규가 아니라 이 이병규였다”며 당초와는 다른 이병규를 내세운다면? 그러나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배팅오더에는 선수의 등번호를 적기 때문이다. 큰 이병규는 9번, 작은 이병규는 24번이다.문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