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킹스 크로스의 가디언 미디어센터 사옥에서 만난 션 잉글 스포츠 편집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스포츠동아와의 대담에 응하고 있다.
영국 3대 일간지 가디언 편집장 단독인터뷰
영국 3대 일간지 중 하나로 꼽히는 가디언.스포츠섹션 ‘가디언 언리미티드’의 책임자 션 잉글(36) 편집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런던 킹스 크로스 사옥 2층 편집실에서 가진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축구의 2010남아공월드컵 돌풍을 예고했다.
편집 책임자가 된지 10년째인 잉글 기자는 2002한일월드컵과 2006독일월드컵, 2008베이징올림픽 등 국제 대회를 현장에서 취재하며 한국의 가능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고 한다. 3일 코트디부아르전(3일)도 지켜봤다.
그렇다면 남아공월드컵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한국의 조별예선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은 아스널 아르헨 웽거 감독과는 상반된 견해였다.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 감독이 인상적인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그리스는 조직력이 우수해도 유럽에서 톱 레벨은 아니다. 수비도 불안하다. 나이지리아는 사령탑 부재 상태가 최근까지 지속되지 않았는가. 분명 한국에 기회는 열려있다. 내게 베팅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의 16강, 더 나아가 8강 진출에 돈을 걸겠다.”
잉글 기자가 가장 인상적으로 받아들인 부분은 바로 한국 축구의 에너지. 과거 2차례 월드컵을 지켜보며 한국의 강렬한 에너지를 확인했다고 한다. 짜임새 넘친 조직력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특유의 정신력에 에너지가 가미된다면 무서울 게 없다. 더욱이 현장을 찾을 한국 팬들이 외칠 ‘대~한민국’의 함성과 그들만의 응원가는 그라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믿는다.”
알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묻자 줄줄이 대답이 이어졌다.
“박지성, 이청용이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고, AS모나코 박주영이란 걸출한 공격수가 있다. 여기에 스코틀랜드 최고의 팀 셀틱에서 뛰는 기성용도 있다. 벌써 세계적인 4명의 스타들이 있는데 뭘 걱정하느냐.”
접할 기회가 많은 만큼 박지성과 이청용의 장단점을 꼽아달라는 물음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청용의 행보를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와 비교한 점. 아스널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다 스페인으로 떠난 로베르 피레도 짧게 언급하긴 했지만 빠른 적응을 하고 있는 이청용의 경우와는 정 반대의 상황을 예로 꼽은 것이었다.
“박지성이 팀 내 주요 자원이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퍼거슨 감독이 왜 그를 큰 매치 업에 기용하는지 살펴야 한다. 맨유에서는 박지성만의 역할이 있고, 이를 잘 소화하고 있다. 한국에서 위기론이 언급된다면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진정한 위기란 위건과 포츠머스 등 하위 팀에서 주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이청용은 EPL 진출 이후 매서운 성장세를 보여 왔다. 영국 축구의 스피드와 거친 환경에 의외로 쉽게 적응하는 이청용은 2007년부터 리버풀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토레스의 모습과 같다. 오자마자 스타로 떠오른 모습에서 가능성이 느껴졌다.”
런던(영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