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도우미’ 청용, 박지성도 넘었다

입력 2010-03-14 16:06:58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청용. 스포츠동아DB

위건전 무암바에 환상패스…8호 AS
EPL 한국인선수 시즌 최다 도움 달성
공격의 핵 종횡무진…팀 4-0 승 견인
이청용(22·볼턴)의 공격 포인트가 또 터졌다.

14일(한국시간) 영국 볼턴 리복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위건과의 경기에서 무암바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선사하며 팀의 3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8번째 도움이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한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도움을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2005~2006시즌 맨유 박지성이 기록했던 7개가 최다였다.

오른쪽 윙으로 선발 출장한 이청용은 늘 그렇듯 팀 공격의 핵심이었다. 지역 라이벌 위건에게는 이미 위협적인 선수로 소문이 자자한 듯 했다.

전반 10분 이청용이 위건 피구에로아의 발에 걸려 넘어져 잠시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다가 일어나자 위건 팬들은 야유를 보냈기도 했다. 제임스 맥카시와 충돌한 뒤 이청용은 상대와 화해를 권했다. 하지만 이청용을 의식한 듯 맥카시는 손을 뿌리치고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청용은 개의치 않고 그들에게 복수했다. 중원에서 패널티 라인까지 찔러주는 정확한 패스 한방으로 팀 동료 무암바에게 입단 후 첫 골을 선물했다. 사실 현장에서는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후 무암바가 드리블이 조금 길어 이청용의 패스가 어시스트다 아니다 말이 많았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공식 기록에서 이청용에게 어시스트 1개를 줬다.

이청용은 “(무암바가)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무암바가 첫 골이라 너무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동료가 기뻐하니 나도 좋다”며 진한 동료애를 드러냈다.

‘그래도 도움보다 골이 더 좋지 않냐’는 기자들의 말에 “도움이 좋다. 동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더 좋다. 골을 넣어도 내가 혼자 만드는 골 보다, 팀플레이로 만드는 골이 좋다. 깔끔한 패스, 동료들과의 호흡에서 나오는 골이 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청용의 활약에 힘입어 볼턴은 올 시즌 최다득점 승리를 일궜다.

지난 1월 FA컵에서 4-0의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리그에서 4골 차(4-0)로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언 코일 감독 부임 이후 팀플레이가 점점 향상되고 있던 볼턴은 이번 경기에 제대로 된 성과를 거뒀다.

위건의 마르티네즈 감독은 “볼턴 선수들이 4득점을 하기 위해 모두 열심히 뛰었다.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볼턴의 코일 감독은 “우리가 부자 팀은 아니지만 모든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열심히 한다. 팬들의 성원이 예전보다 늘어난 것도 팀에 힘을 준다. 매주 달라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기쁘다”고 만족을 표했다.

이청용은 앞으로 다가올 강팀과의 죽음의 4연전(에버턴-맨유-첼시-애스턴 빌라)에서 또 한번의 기록 도전에 나선다.

볼턴(영국) | 전지혜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