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특급신인 오재석의 K리그 적응기 “서포터스 함성…가슴 터질 것 같아”

입력 2010-03-17 16:59:09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수원 삼성 신인 수비수 오재석이 입단 첫 해 순조롭게 K리그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데뷔전이었던 6일 부산과의 K리그 홈경기에서 오재석이 크로스를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수원 삼성

이운재 등 대선배들과 훈련 “신기해요”
무뚝뚝 하신 차범근 감독님 “어려워요”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정글 “살벌해요”
수원 삼성의 신인 오재석(20)은 지난해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신화를 이끈 주역이다. 청소년대표로 기량을 검증받은 그는 2010 K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수원에 입단해 많은 기대를 모았다. 6일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데뷔전을 치른 그는 스타들이 즐비한 수원에서 당당한 1군 멤버로 활약하며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첫 경험에 흥미를 느끼다

오른쪽 풀백 오재석은 프로에 들어와서 여러 가지 첫 경험을 하고 있다.

TV로만 봐왔던 이운재 등 스타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단다. 어려서부터 우상이었던 송종국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고 있어 가끔은 스스로도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이야기를 들으면 꿈만 같단다.

경기장에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15개 구단 중 가장 열성적인 응원을 하기로 소문난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의 응원을 받고 뛸 때는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고 했다. 최근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위해 단기간 해외 원정을 다녀왔다. 컨디션 조절 등 어려움도 있지만 단기간 해외 출장이 처음이라 재미났다고 했다.

오재석은 G세대답게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한다. 하지만 그에게도 어려운 대상이 있다. 바로 차범근 감독이다. “아버지랑 비슷한 연배이시다. 우리 아버지는 재미나신데 감독님은 말이 없으셔서 다가가기 힘들다”며 세계적인 스타 출신 감독의 지도를 받는 소감을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그는 차 감독의 지도를 받는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을 몸으로 직접 해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

오재석이 프로에 입문한 뒤 느낀 점은 무엇일까. “프로는 확실히 결과로 말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물론 과정도 중요하지만 팬들을 위해서 승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실히 깨달았다고 했다.

또 하나는 실수가 용납이 안 된다는 점이다. “프로에서는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이 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고 설명했다. 단 한번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져 경기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개인에게는 출전 기회와 직결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오재석은 “데뷔전을 앞두고 너무 긴장되고 부담돼 밤새 잠을 설쳤다. 첫 경기를 치르고 나니 부담감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경기에 나가려면 긴장 된다. 선배들의 여유가 부러울 뿐이다”고 말했다.


●경쟁자보단 내 능력을 발전시킨다

오재석은 동기생 양준아보다 출발이 늦었다. 둘은 청소년대표 동기. 오재석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 나섰지만 양준아는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프로에서는 명암이 엇갈렸다. 양준아는 오재석보다 먼저 프로에 데뷔, 상대적인 경쟁에서 앞섰다. 오재석은 “동계훈련을 할 때 난 부상을 입었고, 준아는 훈련을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당연한 결과다. 준아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기보다 나 스스로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꾸준하게 준비한 그에게 기회가 왔다. 송종국의 부상으로 선발 출전하게 됐고, 좋은 활약으로 차범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오재석은 “지금보다 좀 더 침착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송종국 선배처럼 올림픽대표, 국가대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팀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