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졌다 좌월홈런…추신수, 시즌 예감 굿!

입력 2010-03-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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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스포츠동아 DB]

시범경기 SF전서 첫대포 신고
바깥쪽공 공략 의미있는 한방
타격 자신감 UP…3할 청신호
1990년대 LA 다저스에서 신인왕을 수상했던 우익수 라울 몬데시는 ‘파이브 툴 플레이어’로 꼽혔다. 국내에서는 박찬호의 도우미로 친숙했다.

몬데시는 파워, 스피드, 강한 어깨 등을 갖춘 타자였다. 1994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할 때는 타율도 0.306을 마크하며 정확도를 자랑했다. ‘파이브 툴 플레이어’라고 평가한 이유다. 그러나 3할 타율은 신인왕을 차지한 해와 1997년 2차례뿐이었다. 몬데시는 바깥쪽 코스의 볼도 끌어당기는 전형적인 풀히팅 타격으로 일관했다. 타고난 자질은 갖추고 있었지만 천편일률적인 타격으로 기대만큼은 성공하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토미 라소다 전 다저스 감독이 몬데시에게 “밀어치는 안타를 보고 싶다”고 했을까. 그래도 파워는 가공할 만했다. 다저스 이후 이 팀 저 팀을 돌다 2005년 애틀랜타에서 유니폼을 벗은 몬데시는 통산 타율 0.273, 271홈런, 860타점을 남겼다.

17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우익수 추신수는 시범경기 첫 홈런을 뽑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팀 린스컴에게서 1회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바깥쪽 볼을 코스의 흐름대로 때려 굿이어 구장의 좌측 잔디밭에 꽂았다.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쳐 시범경기 성적은 20타수 7안타(타율 0.350) 1홈런 5타점이 됐다.

시범경기 첫 홈런보다는 좌월홈런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야구에서 말하는 이른바 반대편 홈런이다. 좌타자에게 우월홈런은 정상적 코스이고, 좌측은 반대편이 된다.

올 시즌 추신수에게 기대를 걸어도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타자는 바깥쪽 코스를 공략하지 못하면 3할 타율을 작성하기가 쉽지 않다. 홈런타자는 타율보다 홈런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추신수는 슬러거가 아니다. 안타의 연결이 홈런으로 이어지면서 지난 시즌 20개를 때렸다. 그런데 이 가운데 4개가 좌월홈런이다. 파워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추신수의 훈련과 시범경기를 지켜본 김용달 전 LG 코치는 “추신수가 3할을 치는 이유는 가운데와 바깥쪽 볼 공략을 매우 잘하기 때문이다. 가운데와 바깥쪽 코스의 타구는 매우 좋다. 그러나 몸쪽은 타구가 뻗지 않고 드라이브가 종종 걸린다”고 지적했다. 추신수도 “몸쪽 볼은 본능적으로 때리는 것이지 의도적으로 타격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며 취약점을 인정했다.

시범경기 기록으로는 투수와 타자를 정확히 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팀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추신수의 좌월홈런은 매우 의미있는 신호임에 틀림없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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