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호치는 21일 지바 롯데 김태균이 세이부와의 개막전에서 와쿠이를 상대로 4연타석 삼진을 당한 것을 한 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세이부돔(일 사이타마현) | 이재국 기자
개막 2연전 6연타석 삼진
“못 쳤다고 한국에서 난리 났겠네요. 어차피 시즌 초반엔 고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2게임 했을 뿐입니다.”21일 세이부돔에서 열린 지바 롯데-세이부 개막 2차전. 지바 롯데 김태균(28)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심이 집중됐다. 전날 개막전에서 상대 선발투수 와쿠이 히데아키에게 4연타석 삼진을 당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이를 두고 “일본 데뷔 첫 개막전에서 삼진 4개를 당한 것은 1958년 나가시마 시게오 이후 52년 만이다”고 기록을 들추면서 4연타석 삼진 분석 그래픽까지 실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날 2번째 게임에서도 김태균은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상대 선발투수는 호아시 가즈유키로 전날의 우완 정통파 와쿠이와는 정반대 스타일. 좌완으로 직구는 130km대에 불과하나 다양한 변화구와 완급조절로 무장한 투수다.
1회초 1사 2루서 맞이한 첫타석. 김태균은 생소한 팜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4회초 2사 2루서 높은 직구에 헛스윙 삼진. 일본기자들이 기자실에서 흥미로운 표정으로 웃었다. 투스트라이크만 되면 손에 땀을 쥐어야했다. 6회초 1사 1·2루 찬스. 볼카운트 2-3가 되자 다시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김태균은 여기서 낮은 팜볼을 잡아당겨 총알같은 타구를 날렸다. 좌익선상의 2루타성 타구. 그런데 3루수 나카지마 히로유키가 다이빙캐치로 걷어냈다. 안타로 판단한 2루주자 오기노 다카시가 내달리다 더블아웃. 일본 첫 안타가 날아갔다. 아쉬움이 컸지만 일단 6연타석 삼진의 고리를 끊었다. 8회에는 바뀐 투수 우완 야마모토를 상대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2경기 8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6개.
21일 경기를 마치고 나서는 김태균. 세이부돔(일 사이타마현) | 이재국 기자
그러나 경기 후 만난 김태균은 예상과 달리 침울한 기색이 없었다. 덤덤했다. 전날 경기 후 “한국에서 오빵(2007년 개막전 5타수 무안타)도 당해봤다”며 너스레를 떨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어차피 초반엔 고전할 걸 각오했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들이라 적응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면서 “시즌 144경기 중에 2게임 했을 뿐이다. 잘 될 때는 손잡이에 맞아도 안타가 되지만 안 될 때는 오늘 같이 잘 맞은 타구도 아웃된다. 삼진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지금 타격 밸런스가 약간 안 맞는데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 일본투수들의 승부패턴을 파악한 건 소득이다. 시범경기와는 투구패턴이 확실히 달랐다”고 말했다.
한편 소프트뱅크 이범호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개막 2연전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지만 안타 신고식을 하지 못했다. 개막전에서 희생번트-사구-삼진-2루수플라이로 물러났던 그는 이날 삼진-우익수플라이-볼넷을 기록했다.
김태균과 이범호는 22일 오후 1시 열리는 개막 3번째 게임에서 다시 한번 일본 데뷔 마수걸이 안타에 도전한다.
세이부돔(일 사이타마현) |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