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한국의 우즈 키즈] 쳤다하면 300야드…내일은 내가 우즈

입력 2010-03-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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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올림픽 금메달 꿈이 영근다.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인 김시우(왼쪽)와 박주혁은 올림픽 첫 금메달이라는 똑같은 꿈을 꾸고 있다.

ㅁ 김시우&박주혁의 꿈

“2016년 올림픽 금메달은 우리 손으로!”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때부터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다. 무려 112년 만이다.아직 6년이란 시간이 남았지만 벌써부터 금메달 주인공에 관심이 높다. 한국골프는 세계최강이다. 최경주와 박세리에 이어 지난해 양용은이 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신지애는 사상 처음 LPGA 투어 3관왕(상금, 다승, 신인상)에 올랐다. 한국골프의 미래가 밝은 이유는 이들을 보며 무럭무럭 자라는 꿈나무가 많아서다. 2016년 올림픽을 기다리는 골프 꿈나무를 만났다.


○ 김시우, 6살 골프신동에서 주니어 최강으로


6세때 키만한 골프채 잡고 샷 ‘펑펑’
작년 중등부 대회 출전 절반이 우승
“올해 아시안게임 태극마크 꼭 달것”

2001년 여름, 서울 용산의 한 골프연습장이 떠들썩했다. “골프신동이 나타났다”는 소문에 구경꾼이 몰렸다. 6살 아이는 키만큼이나 긴 드라이버를 잡고 펑펑 샷을 날렸다. 이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타이거 우즈가 따로 없네, 대단해!”라고 감탄했다.

작년 10월, 한국오픈 출전자 명단에 낯익은 이름이 올라왔다. 골프신동으로 불렸던 김시우다. 어느덧 중학교 2학년이 된 김시우(15)는 주니어 최강자가 되어 당당히 한국오픈에 출전했다. 시우의 명성은 이미 자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회란 대회는 모조리 휩쓸고 다녀 동료들 사이에선 공포의 대상이었다.

초등학교연맹 주최 마루망 골프대회에서 3학년부터 4년 연속 제패했다. 5,6학년 때는 무려 7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중학교로 올라와서는 고교 선배들과 겨룰 만큼 더 성장했다. 작년에는 총 8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4회, 준우승 4회를 기록했다. 중등부엔 적수가 없다.

가장 큰 무대인 호심배(중·고교 선수들이 모두 겨루는 대회)에서 국가대표 에이스 김민휘(신성고3)에 이어 2위에 올라 한국오픈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쟁쟁한 고교 선배들까지 제치며 무섭게 성장했다. 시우는 에머슨퍼시픽오픈에서 다시 한번 프로 선배들과 겨룰 기회를 잡았다. 당당히 컷을 통과했다. 아마추어 부문 우승까지 차지해 또 한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시우는 어려서부터 골프가 좋았다. 6살 때부터 “아빠 골프장에 간다”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자기 골프채를 챙겨 아빠를 따라 나왔다.

“그때도 오락보다 골프가 더 재미있었어요. 지금도 골프보다 재밌는 건 없고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장기는 파워 넘치는 드라이버 샷이다. 마음먹고 치면 300야드를 넘긴다. 좋아하는 골퍼도 앤서니 김이다. 저돌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 모습을 보고 반했다.

시우의 샷을 보면 중학생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그의 1차 목표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 출전이다. 그러기 위해선 국가대표가 되어야 한다. 현재 상비군인 시우는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아시안게임 대표 자리를 꿰차겠다는 각오다. 그 다음 목표는 2016년 올림픽이다. 시우는 2010동계올림픽을 지켜보면서 금메달의 꿈을 키웠다.

“동계올림픽 때 형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올라서는 모습을 보고 저도 올림픽에 나가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올림픽에 나가면 금메달을 따올 자신이 있어요.”

6년 뒤 시우는 22살이 된다. 골프선수로 전성기다.



○ 박주혁, US주니어마스터스 통해 자신감 충만

US주니어마스터스 첫 출전에 1위
1차 목표요? “꿈의 무대 PGA 진출”
“2016 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걸겠다”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한국의 주니어 골프선수가 US주니어마스터스에서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들렸다.

예상 밖의 소식에 주인공이 궁금했다. 수소문 끝에 서울 중산고 1학년에 다니는 박주혁(17)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내 고교 골프무대에는 대어가 넘친다. 몇 년 전부터 이런 현상을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경쟁이 치열하다. 오는 11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표 선발을 기다리는 유망주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박주혁도 그중 한 명이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고교무대는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누가 대표에 선발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로서는 국가대표 2∼3명에 추가로 1∼2명 정도로 새로운 대표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고교 무대에서 박주혁의 성적은 상위권이다. 국가대표 상비군이라는 타이틀은 이미 그의 실력을 말해준다. 이번 US주니어마스터스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올해 주목해야 할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US주니어마스터스 출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이죠. 해외 대회에는 처음 출전했기에 경험삼아 나가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1위에 오르고 나니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죠.”

주혁이는 중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한국주니어선수권과 MBC청소년최강전 등을 휩쓸며 될성부른 떡잎으로 평가받았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기세는 계속됐다. 쟁쟁한 실력의 선배들이 즐비한 상황에서도 파맥스배와 서울시장배 등을 석권하면서 빠르게 적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북 군산골프장에서 열린 US주니어마스터스 선발전에서 하루에만 9언더파 63타를 몰아쳐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나이만 고교생일 뿐 성인무대에서도 통할만한 실력이다.

주혁이는 큰 꿈을 꾸고 있다. 가끔씩 자신이 PGA 투어에 진출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는 상상을 한다. “첫 번째 목표는 빨리 PGA 투어에 진출하는 것이죠. 그런 다음 2016년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꿈을 꾸죠. 꼭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할거예요.”

세계를 정복한 한국골프는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비상에 들어갔다. 그 꿈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 김시우 프로필


○ 생년월일 1995년 6월28일생

○ 신체조건 178cm, 85kg

○ 출신교 육민관중 3학년

○ 장기 드라이버 샷 평균 290야드

○ 랭킹 주니어랭킹(중등부) 1위

○ 주요성적 2009년 한국주니어선수권 우승, 송암배 우승, 파맥스-빅야드배 우승, 스포츠조선배 우승, 국제골프배우승, 효심배 2위


● 박주혁 프로필


○ 생년월일 1993년 3월17일생

○ 신체조건 175cm, 73kg

○ 출신교 울 중산고 2학년

○ 장기 드라이버 샷 평균 280야드

○ 랭킹 2009 US주니어마스터스 1위

○ 주요성적 2009년 파맥스-빅야드배 우승, 서울시장배 우승 등 2007년 한국주니어선수권 우승, MBC골프최강전 우승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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