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의 2010 남아공월드컵 출전이 가능할 것인가. 무릎 인대 파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포항의 설기현은 스포츠동아를 통해 월드컵에 출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스포츠동아DB
의료진 “회복 재활 3개월걸려”
설 “전문의에 진단 후 수술결정”
수술없이 재활로 회복 모색도
‘스나이퍼’ 설기현(29·포항 스틸러스)의 운명은?
설기현이 무릎연골 파열 부상을 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월드컵 출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항은 24일 “전날 송라 연습구장에서 있었던 훈련 도중 설기현이 왼쪽 무릎에 이상을 느껴 구단 지정병원 세명 기독병원에서 검진을 받았고 무릎연골이 파열돼 관절경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24일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 있었던 2차 정밀 결과 역시 같았다.
포항 관계자는 “2차 검진에서 무릎 연골이 찢어졌고 회복과 재활에 3개월이 걸린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대로라면 월드컵 출전은 사실상 무산된 거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설기현은 자신의 축구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을 월드컵 출전의 꿈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다.
설기현은 서울에서 2차 정밀검진을 받은 직후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월드컵 꿈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고 의지를 보였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팀 훈련에 합류한 뒤 내가 느끼기에도 몸 상태가 정말 좋았다. 최소한 이번 주말 리그 경기에서는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컨디션이 상승 흐름인 상황에서 갑작스레 부상을 당한 점은 아쉽지만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 이뤄진 인터뷰였지만 설기현의 말투는 단호했다.
실제로 설기현은 전날 2시간이 넘는 팀 훈련을 모두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뿐만 아니라 훈련 내내 몸놀림이 상당히 가벼워 레모스 감독이 “생각보다 몸 상태가 훨씬 좋다. 훈련이 끝난 뒤 따로 슛 연습을 하라”고 지시했을 정도였다. 수술을 받아야한다는 검진 결과도 아직은 100%% 수용하기 이르다는 게 설기현의 판단이다.
설기현은 “앞으로 몇 명의 전문의에게 더 진단을 받아본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아직은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설기현 측은 수술을 받지 않고 재활을 통해 회복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다. 포항 관계자는 “설기현의 에이전트가 수술 없이 회복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다른 병원에서 더 진단을 받아보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