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연습때 기권까지 생각했다”

입력 2010-03-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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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스포츠동아 DB

김연아. 스포츠동아 DB

김연아의 말로 되돌아본 피겨세계선수권
‘피겨퀸’김연아(20·고려대)가 2009∼2010 시즌을 마쳤다. 28일(한국시간) 끝난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60.30점)과 프리스케이팅(130.49점) 합계 190.79점을 받아 아사다 마오(일본·197.58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달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받은 228.56점에 한참 못미치는 점수. 스파이럴 시퀀스와 레이백 스핀에서 실수하는 등 눈에 띄게 흔들리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김연아가 남긴 ‘말’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힘겨웠던 대회를 돌아봤다.


● “또다시 엄청난 긴장감 속에 경기해야 한다는게 두려웠다.”

쇼트프로그램 7위. 2006∼2007 시즌에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충격의 성적표다. 점수 역시 데뷔 후 세 번째로 낮다. 김연아는 “사실 준비가 부족했다. 올림픽 이후 허탈감이 너무 컸다. 훈련 때도 집중하지 못해 실질적인 준비 기간이 일주일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려온 지난 4년. 이미 목표를 다 이뤘으니, 계속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 내키지 않았던 게 당연하다.


● “실수는 전에도 했다. 이번에도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하지만 김연아의 압도적인 기량은 모두가 안다. 실수 역시 처음이 아니다. 심리적인 상태를 생각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일일 수도 있다. 쇼트프로그램을 제대로 마치지 못했어도 김연아의 입상을 의심하는 이는 별로 없었을 터다. 물론 스스로도 그랬다.


● “연습 이후 기권까지 생각했다.”

김연아는 경기 전 프리스케이팅 연습 때도 난조를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2008년 세계선수권 생각이 났다고 했다. 당시 고관절 부상을 안고 출전했던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을 5위로 마친 후 기권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결국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3위로 시상대에 올랐다. 이번에도 그랬다. 잠시 기권을 떠올렸던 그녀는 트리플 살코와 더블 악셀에서 두 번 실수하고도 프리스케이팅을 1위로 마쳤다.




● “올림픽이 끝났을 때보다 더 기쁘다.”


대회를 마친 김연아의 소감.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비록 세계선수권 2연패와 시즌 그랜드슬램에는 실패했지만, 올림픽 금메달이 있으니 아쉬울 게 없다. 이제 김연아에게 남은 것은 홀가분한 마음과 진정한 휴식이다. 김연아는 31일 오후 1시 귀국해 가족 및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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