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방어율 다이어트 올인” 괴물투수의 달라진 목표

입력 2010-04-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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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스포츠동아DB

“다승도, 탈삼진도 아니다. 올해는 방어율이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23)의 당찬 새 시즌 포부. 3년 만의 방어율 2점대 복귀다. ‘꿈의 승수’인 20승이나 네 번째 탈삼진 타이틀은 뒤로 미뤘다. 실점을 최소화하고 투구이닝을 늘려 팀에 공헌하겠다는 각오다.

류현진은 데뷔 첫 해인 2006년에 방어율 2.23(18승), 2년째인 2007년에 방어율 2.94(17승)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에는 연속 3점대였다. 당연한 결과로 방어율과 승수가 반비례하는 경향도 보였다. 방어율 3.31을 기록한 2008년에는 14승, 3.57을 기록한 2009년에는 13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으니 말이다.

평범한 투수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겠지만, 류현진이기에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는 “첫 경기에서도 삼진에 신경 쓰기보다 맞혀 잡는 피칭을 했다”면서 “내야 수비를 믿는다. 앞으로도 최대한 실점을 막는 데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사실 2점대 방어율은 쉬운 목표가 아니다. 매 경기 7∼8이닝을 던지면서 2∼3실점 이내로 막아내야 가능하다. 탈삼진왕에 대한 욕심을 버린 것도 의외다. 류현진은 네 시즌 중 세 번이나 탈삼진 1위에 오른 국가대표 ‘닥터 K’다. 2008년에만 SK 김광현에 밀려 타이틀을 놓쳤을 뿐이다.

하지만 올해는 팀을 위해 ‘방어율’을 택했다. 삼진에 욕심을 부리다 투구수를 늘리기보다는 힘을 빼고 범타를 유도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는 속내다.

올해 유난히 투타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팀 상황을 고려하면, 에이스가 등판할 때 꼭 이기면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김태균 없는 타선을 생각해서라도, 팀이 2점을 뽑을 때 1실점, 3점을 뽑을 때 2실점으로 막아내겠다는 결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막중한 책임감과 관련 있는 목표인 셈이다.

류현진의 첫 등판 성적은 7이닝 6안타 3실점.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다승과 탈삼진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도 1승과 탈삼진 6개를 알뜰하게 챙기는 수확도 거뒀다. 류현진은 “타자들이 잘 쳐준 덕분에 이겼다. (목표 달성이) 힘들지 몰라도 늘 하던 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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