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종훈 감독(가운데)은 4일 잠실 넥센전 도중 마운드에 올라 에이스 봉중근(오른쪽)의 자세를 꾸짖었다. 하지만 경기 후 2군행 통보를 받은 봉중근의 아내 박 모씨가 미니홈피에 박 감독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파문이 확대됐다. 바람 잘 날 없는 LG다. 스포츠동아DB

LG 박종훈 감독(가운데)은 4일 잠실 넥센전 도중 마운드에 올라 에이스 봉중근(오른쪽)의 자세를 꾸짖었다. 하지만 경기 후 2군행 통보를 받은 봉중근의 아내 박 모씨가 미니홈피에 박 감독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파문이 확대됐다. 바람 잘 날 없는 LG다. 스포츠동아DB


하극상…폭로전…NG난 LG
봉중근 부인 ‘2군행 결정 비난글’ 불똥
3년차 이형종도 “너랑 싸움” 불만폭발
박종훈 감독 ‘강공 드라이브’ 불협화음

前선수 이상훈 폭로…LG 한숨만 ‘푹푹’
LG가 안팎으로 시끄럽다. 팀워크를 최고 가치로 여기고 체질 개선에 나선 신임 박종훈 감독의 강공 드라이브는 진통을 낳고 있다. 새로운 규범을 만드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파생되는 불협화음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전 소속 투수 이상훈이 ‘뒤통수를 맞았다’며 구단 프런트를 공개 비난하고, 급기야 팬들의 시선을 우려한 구단은 공식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바람 잘 날 없는 LG다.

○이형종에 이어 봉중근까지

박종훈 감독은 4일 잠실 넥센전이 끝난 뒤 에이스로서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한 봉중근의 2군행을 결정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평소 가치에 따른 것으로 감독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일. 그런데 묘하게 불똥은 딴 곳에서 튀었다. 봉중근의 부인 박 모씨가 5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려 감독 결정을 비난하면서 일이 커졌다. 박 감독은 봉중근 본인이 아닌 부인의 행동이라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그의 1군 복귀에 대해선 “2군 코칭스태프와 상의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이보다 앞서 프로 3년생 투수 이형종 역시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감독에게 해선 안될 말을 하기도 했다. 이형종은 싸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감독의 지적에 ‘너랑 싸움’ 등의 도발적인 글을 올려 문제를 일으켰다.



○이상훈의 의도된 작품(?)


이상훈은 6일 구단 홈페이지에 “지난해 7월 구단 간부와 복귀 문제를 논의했는데 그 이후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뒤통수를 맞았다”고 폭로했다. 이상훈의 글에 수많은 팬들이 호응하면서 LG는 이영환 단장 명의의 글을 통해 팬들과 이상훈에게도 정식 사과했다. 하지만 속마음까지 그렇진 않다. LG 구단은 이상훈에게 ‘오해의 소지’를 제공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이상훈이 개막 초반, 이같은 시점에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폭로전을 벌인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다. 그동안 케이블 방송 등을 통해 비슷한 주장을 펼칠 때 구단에서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상훈이 작심하고 팀을 흔들기 위해 파급력이 가장 큰 구단 홈페이지를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이상훈은 6일 오후 “공식 사과는 필요없다. 난 지도자 제의로 받아들였다. 관점 차이란 걸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글을 재차 홈페이지에 올렸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주목

이유야 어떻든, LG로선 시즌 초반 큰 악재를 만났다. 구단 내에선 그마나 시즌 초반에 터져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고 있다. 이상훈 문제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문제는 언젠가 터질, 곪을대로 곪은 사안이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생각에는 ‘박종훈 감독에게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식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수년간 선수단 분위기나 의식에 적잖은 문제점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는 박종훈 감독은 자신의 각오를 더 단단히 하고 체질 개선에 더 힘을 쏟을 것이다. 앞으로가 더 주목되는 것도 그래서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