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의 모자에 무슨일이?

입력 2010-04-07 16: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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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왼쪽) 양용은. 스포츠동아DB

프로골퍼의 몸은 걸어 다니는 광고판으로 불린다.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던 타이거 우즈는 불륜 스캔들 이전에 무려 10개가 넘는 후원사의 로고를 달고 다녔다. 모자부터 어깨, 팔뚝, 가방 등 몸 전체에 기업의 로고가 달려 있었다.

국내 선수들도 다르지 않다. 인기가 많은 선수들은 보통 3~4개의 로고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

미 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최나연(22·SK텔레콤)은 가장 많은 10개의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 메인 스폰서부터 용품, 의류, 자동차, 증권사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대부분은 기업이 선수에게 거액의 계약금을 주고 몇 년씩 로고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는 계약을
체결한다.

그런가 하면 일부 선수들 중에선 돈과는 상관없이 자선활동이나 개인적인 친분 관계에 의해 후원사의 로고를 달고 경기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필 미켈슨은 모자 왼쪽에 핑크색 리본의 로고를 달고 있다. 핑크리본은 유방암예방 캠페인을 위한 상징물이다. 미켈슨은 지난해 어머니와 아내가 모두 유방암 수술을 받은 뒤부터 핑크리본을 모자에 새겨 넣었다.

양용은(38)은 최근까지도 Kotra 글씨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올해 메인 스폰서를 찾지 못한 양용은은 지난해 말 한국관광홍보대사를 맡으면서 그 인연으로 Kotra의 모자를 쓰고 있다.

최경주(40)는 아예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여러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지만 모자 중앙에는 기업들의 로고 대신 태극마크를 부착해 스스로 한국홍보를 자처하고 있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홍진주(27·비씨카드)가 올해부터 모자 한쪽 면에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로고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 홍진주는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3만원씩 기부하기로 했다. 이렇게 모아진 버디 적립금은 연말에 아프리카 지역의 식수펌프를 만드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김하늘(22·비씨카드)은 조금 특별한 인연으로 모자 측면에 중소기업의 로고를 새겨 넣었다. 주니어시절부터 후원해준 크리스탈밸리 골프장의 배려에 감사하는 뜻으로 이 골프장의 부사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로고를 달고 뛴다. 프로라고 해서 돈에만 얽매이는 것은 아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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