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말 산업, 한·중·일 삼국지

입력 2010-05-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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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톈진에 건립될 ‘호스시티(Horse City)의 가상 모형도’. 소문만 무성하던 톈진 호스시티의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한중일 말 산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중국 톈진 호스시티’ 10개년 개발 진행
두바이 등 4개 기업 4조4000억원 투자

일본, 1995년부터 중국 경마시장 조사
한국도 규제 완화·정책지원 서둘러야


최근 말 산업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포함한 ‘중국 톈진 호스시티(Horse City)’의 프로젝트가 두바이의 투자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일부나마 소개되면서 한국 말 산업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소문만 무성하던 중국 말 산업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이미 중국 진출을 위한 사전준비를 마쳤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전문가들은 국내 말 산업 지원을 위한 정책지원이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월 28일 두바이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메이단 시티 코퍼레이션’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톈진 호스시티 합작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톈진 호스시티는 두바이, 말레이시아, 중국의 4개 기업이 공동 투자하는 중국 말 산업 육성 프로젝트로 총 투자규모가 40억 달러(한화 4조 4000억 원)에 이른다.

톈진 호스시티는 10개년 개발계획에 따라 진행되는데, 처음 5년(2011∼2015)은 말 산업 관련 대학, 말 생산기지, 사료공장, 경매시설, 호텔, 클럽하우스, 쇼핑센터, 승마파크 프랜차이즈 등 말 산업의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주력한다. 다음 분기 5년(2016∼2020)은 천진 호스시티를 전 세계 말 산업의 중심으로 도약시키는 ‘말 산업 고도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후 경마 베팅을 금지했던 중국 정부가 이처럼 말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경마와 승마에 내재한 엄청난 부가가치에 눈을 떴기 때문이다.

또 이처럼 적극적인 중국의 말 산업 육성 계획 뒤에는 조용히 실속을 챙기는 일본이 있다. 전 세계 경마매출 1위, 아시아 최고의 말 산업 국가인 일본은 이미 차근차근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6월 한국마사회를 방문했던 일본경마국제교류협회 고이케 나오아키 이사장(67세)은 “일본은 1995년부터 중국 경마 시장을 조사했다”고 밝혀 마사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국은 경마가 사행산업으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말 산업이 빛을 보지 못했지만 2008년 한국마사회 김광원 회장이 부임하면서 승마를 포함한 말 산업으로 외연을 확대했다. 현재 마사회는 전 국민 말타기 운동, 승마 전문 인력 육성 등에 나서면서 한국 말 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경마에 대한 규제가 강경하고 지원정책은 별로 없어 중국, 일본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기는 역부족이다.

한국마사회 국제화팀 나성안 차장은 “동아시아 말 산업 시장을 놓고 한·중·일의 패권다툼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경마에 대한 해묵은 건전성 논란에서 벗어나 말 산업 육성법 제정 등 정책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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