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삼엄한 경계 속에 비밀 훈련에 돌입했다.
5월 30일 조별예선 B조 가운데 가장 먼저 남아공에 입성한 아르헨티나는 곧바로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의 프리토리아대학교로 이동해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1일 로이터통신은 아르헨티나가 훈련장 주변에 몰려든 세계 각국 취재진의 접근을 막으며 비밀리에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훈련은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의 지시다. 아르헨티나는 남아공월드컵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인데, 이 때문에 훈련 방식 등 전력이 밖으로 새 나가지 않도록 철통보안을 택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훈련장 주변의 빈틈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올해 초 마라도나 감독이 훈련장을 찾아와 시설 등을 꼼꼼하게 살펴봤을 정도로 주변 상황에 밝은 것도 비밀 훈련이 가능한 이유다.
일부 방송사 취재진이 훈련장을 들여다볼 수 있는 빈틈을 발견하고 대표팀의 모습을 담는 데 성공하자 마라도나 감독은 직접 나서서 그 틈까지 없애라고 지시했다. 결국 뒤늦게 빈틈으로 몰려든 취재진은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로이터통신은 아르헨티나의 비공개 훈련은 현지 시간으로 3일까지 계속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마라도나 감독은 화끈한 발언으로 월드컵의 분위기를 한층 돋우고 있다.
남아공 입성 직 후 “24년 만에 월드컵 우승컵을 들고 돌아 가겠다”고 공언해 자국민들의 높은 기대를 얻었고, 이 보다 앞서는 ‘누드 세리머니’ 공약까지 내놨다. 5월25일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5-0으로 이기자 마라도나 감독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월드컵에서 우승하면 옷을 벗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를 달리겠다”고 선언해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영국 축구전문지 월드사커 6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를 두고는 “의심할 여지없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보다 한 수 위”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