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화속으로’로 스크린 주역으로 나선 탑(최승현).
한국전쟁 참의미 알리고 싶어
끊임없이 자기점검·고민했다
서울 홍대 인근 클럽을 오가며 래퍼로서 세상을 만난 소년. 이제 한국 대중음악의 한 흐름을 주도하는 어엿한 20대 초반의 청년이 되었다. 빅뱅이라는 그룹의 멤버이자 래퍼로서 수많은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던 그가 이젠 스크린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16일 개봉하는 영화 ‘포화속으로’(감독 이재한·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로 청년은 스크린이라는 넓은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다. 가수 겸 배우 탑(최승현)이 바로 그다. 이름을 이렇게 쓰는 것은 연기자로 데뷔한 여느 가수들처럼 무대 위, 그리고 작품 속 이름을 달리 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6·25 전쟁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인 데다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선배들 사이에 내 이름이 탑으로 오르는 게 부담스러웠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래서 영화 크레딧에도 고스란히 ‘탑(최승현)’이란 이름을 올렸다.
‘포화속으로’는 1950년 8월 한국전쟁의 포연 속에서 포항 사수의 임무를 떠안게 된 71명 학도병들의 처절한 전투와 비극적 운명을 그린 영화. 탑(최승현)은 전투 경험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학도병들을 이끄는 중대장이 되어 전장에 나선다. 이미 수많은 무대 위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드러낸 눈빛은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그 빛을 발한다. ‘아이리스’와 함께 그 이전 ‘아이엠샘’ 등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탑(최승현)에게는 아직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포화속으로’는 그에게 상당한 의미로 다가오는 작품일 수밖에 없다. 특수효과용 포탄이 눈앞에서 터지면서 쇳가루가 각막을 손상시키는 혹독한 촬영 과정은 그 스스로 성숙해가는 길이기도 했다.
“출연 제의를 받고 수없이 고민했다”는 그는 “6·25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의미와 메시지에 기댔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찾아가는 길에서 탑(최승현)은 그렇게 수없이 고민했던 것처럼 “끊임없이 스스로를 점검하고 모니터링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무엇이 잘못됐고 또 무엇을 고쳐가야 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찾아가는 방법을 배웠다고도 했다. 탑(최승현)은 그 같은 점검의 과정을 지나고 또 다시 새로운 자기점검에 나섰다. 올해 말 내놓은 솔로앨범은 그 과정의 결실이 될 것이다.
“조만간 아주 멋진 소식을 접하게 될 거다.” 끝내 그것이 무엇인지 말을 아낀 탑(최승현)은 가수의 자리로 돌아가 드러내보일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 “영화의 흥행보다 오로지 내 역할에 충실하는 게 지금의 할 일이다”며 옅은 미소를 짓는 탑(최승현)의 그 강렬한 눈빛에서 미래의 가능성이 절로 읽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