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거리응원 92만여명 운집… 서울 영동대로 ‘새 메카’ 부상
아이폰 박수 등 이색응원 등장… 편의점-외식업체 매출도 껑충
아이폰 박수 등 이색응원 등장… 편의점-외식업체 매출도 껑충
잔디카펫 덮은 붉은 카펫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첫 경기인 한국-그리스전이 펼쳐진 12일 오후 시민 4만8000여 명(경찰 추산)이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광장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빗속에서도 경기 내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한국이 2-0으로 그리스를 이긴 후에는 승리의 기쁨에 한동안 광장을 떠나지 못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12일 시민들은 빗속에서도 붉은색 티셔츠 차림으로 응원전이 열리는 도심 곳곳으로 몰려들었다. 대표적인 거리응원 장소인 서울광장에 4만8000명이 운집하는 등 서울에서만 19만2500명이 모였다.
전국적으로는 287곳의 응원장에 92만9000여 명(경찰 추산)이 집결했다. 비가 와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첫 경기인 토고전 때의 218만 명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이었다. 응원 열기는 전반 초반에 수비수 이정수가 첫 골을 넣자 달아올랐고 주장인 박지성이 쐐기골을 터뜨리면서 절정에 달했다.
특히 이날 저녁 월드컵 길거리응원 장소 가운데 새로운 ‘응원 메카’로 떠오른 곳은 강남 코엑스 앞 영동대로. 서울광장보다 많은 5만5000명이 몰린 영동대로에서는 밤늦도록 뒤풀이가 이어졌고 수백 명이 밤새 태극기를 두른 채 열광적으로 춤을 추고 응원가를 불렀다. 경찰 관계자는 “붉은악마가 서울광장 거리응원 불참을 선언했다가 뒤늦게 번복함에 따라 인파가 코엑스에 집중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색 응원전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울산 동구 서부축구장 울산현대축구단 클럽하우스 앞 광장에서는 한국인과 그리스인이 공동응원전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과정에 참여한 그리스 선주와 선급사 감독, 가족 등 150여 명이 그리스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한국팬들과 함께 응원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톡톡 튀는 새로운 응원문화도 등장했다. e메일이나 휴대전화로 연락해 약속 장소에 모여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특정 행동을 하고 순식간에 흩어지는 플래시몹이 그중 하나. 이날 오후 3시 영동대로에서는 1000여 명의 서울종합예술학교 학생과 교수가 붉은색 티셔츠 차림에 같은 두건을 두르고 도로에 모여 함께 춤을 춘 뒤 사방으로 흩어지는 응원 이벤트를 선보였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대학생 수십 명이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아이레즈(iReds)를 통해 응원을 보냈다. 연세대 디지털게임교육원 재학생들이 만든 이 애플리케이션 화면에는 한국응원단을 상징하는 붉은 뿔이 그려져 있었는데 이를 흔들자 ‘짝짝∼짝 짝짝’ 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한편 12일 편의점과 치킨, 피자 등 외식업체 등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편의점 업체 GS25에 따르면 거리응원이 펼쳐진 서울광장과 코엑스 등지의 10개 점포 매출이 지난주 토요일 대비 3배 이상 뛰었고 전국적으로는 매출이 12.7% 늘었다고 밝혔다. 치킨, 피자 등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외식업체도 식재료가 동날 정도로 주문이 폭주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