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 결승골 내줘 1-0 패 ‘이변’
2010남아공월드컵 초반 최대 이변이 벌어졌다. ‘무적함대’가 무너졌다.
독일 출신 오트마르 히트펠츠 감독의 ‘알프스 군단’ 스위스는 17일 새벽(한국시간) 남아공 더반의 더반 스타디움에서 끝난 스페인과의 대회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후반 7분 페르난드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후반 초반까지 내내 밀리던 스위스는 어렵게 잡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7분 상대 수비 밸런스가 무너진 틈을 타 공격수 데르디요크가 파고들었고, 스페인 골키퍼 카시야스와 단독으로 맞선 상황에서 슛한 볼이 막혔으나 이를 침투하던 페르난드스가 가볍게 밀어 넣었다. 이 때까지 양 팀 슈팅수는 16대2로 스페인의 압도적 우위였다. 역대 전적(15승3무, 스페인 우위)과 FIFA 랭킹(스페인 2위, 스위스 24위)에서 보듯 유력한 우승 후보 스페인의 압도적 우위가 예견됐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스위스는 19경기만에 처음으로 스페인을 꺾었다.
강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1950브라질월드컵 4강이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인 스페인은 2년 전 유럽선수권을 평정하며 지긋했던 ‘큰 대회 징크스’를 떨쳐냈기에 기대감은 더욱 컸었다.
델 보스케 감독의 스페인은 비야를 원 톱에, 이니에스타-사비-실바가 뒤를 받치는 4-2-3-1 최상급 진용을 구축해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쳤다. 반면 스위스는 디펜스에 역점을 둔 채 4-4-2의 투 톱 데르디야크-은쿠포가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짰다.
스페인은 전반 17분 실바의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스위스를 조였다. 23분 센터백 피케가 문전을 직접 파고든 뒤 슛까지 시도했고, 33분에도 비야가 아크 정면에서 위협적인 프리킥을 날려 상대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에도 여러 번 찬스를 잡았지만 25분 사비 알론소의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긴 게 뼈아팠다.
스위스는 전반 26분 치글러가 문전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날린 것 외에 이렇다할 공격 장면을 연출하지 못하다 후반 초반 기적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