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혈질 아르헨을 초조하게 만들겠다”

입력 2010-06-1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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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무 감독 출사표

“선수들에게 즐기라고 말해… 아르헨에 끌려가지 않을것”
“16강 진출의 중요한 길목이다. 아르헨티나가 강팀이긴 하지만 우리도 선수들과 함께 많은 준비를 해왔다.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즐기는 축구를 할 것이다.”

16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마무리 훈련을 한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덤덤하면서도 결의에 차 있었다. 17일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 “한국 축구는 향후 어려운 상대를 계속 만나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 경기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선수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어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 기회를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 경기는 심리적으로 접근하겠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다혈질적인 성격이 강하다. 상대를 좀 더 어렵게, 초조하게 해 과격하게 만들면 우리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아르헨티나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겠다. 강팀도 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린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마라도나 감독이 ‘한국을 존중하지만 발차기로 선수를 위협하면 안 된다’며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의 ‘태권 축구’를 거론한 것에 대해 “경기는 심판이 알아서 잘 진행할 것이다. 그때 당시 우린 32년 만에 월드컵에 나가 세계적인 수준에 잘 따라가지 못했다. 경험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선수들은 당당하다. 유럽에서 경험한 선수들이 많다. 그때와는 다르다. 그땐 우린 아무것도 모르고 위축돼 경기했지만 이번엔 선수들에게 즐기라고 말한다. 과거 경험에 비춰 봤을 때 너무 위축되면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요하네스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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