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시발점 카이타 결장… 왼쪽 수비수 2명도 부상한국, 집중 공격 쉬워져
한 번 패배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다. 이것저것 잴 것 없이 그저 다음 경기를 이기면 된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패한 다음 날인 18일 남아공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에서 회복훈련을 하고 있다. 선수들의 얼굴에 패배의 그림자는 없었다. 루스텐버그=전영한 기자
○ 몸싸움 강하고 개인기도 좋아
나이지리아의 기본 전형은 4-4-2 전형이다. 12일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공격을 강화하기 위해 4-3-3을 들고 나왔다. 나이지리아는 17일 그리스전 때처럼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4-4-2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4-4-2는 수비와 공격을 조화를 이루는 전형이다.
그리스전에서 호흡을 맞춘 피터 오뎀윙기에(로코모티브 모스크바)와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버턴)가 투톱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왼쪽 날개는 그리스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칼루 우체(알메리아)가, 오른쪽 날개는 17일 그리스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한국전에 나서지 못하는 사니 카이타(알라니야) 대신 유수프 아일라(디나모 키예프)가 선다. 중앙에는 루크먼 하루나(모나코)와 딕슨 에투후(풀럼)가 포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골키퍼 빈센트 에니에아마(텔아비브)다. 아르헨티나전에 이어 그리스전에서도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는 등 이번 월드컵에서 신들린 선방을 보이고 있다.
○ 오른쪽으로만 공격하는 패턴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전에서 이상한 통계를 하나 만들었다. 바로 100% 오른쪽 공격이다. 나이지리아의 모든 공격은 오른쪽에서 진행됐다. 이날 나이지리아는 치디 오디아(모스크바)-카이타-치네두 오그부케 오바시(호펜하임)로 이어지는 오른쪽 공격만 시도했다. 이런 나이지리아의 공격은 초반에는 조금 통하는 듯했지만 이를 간파한 아르헨티나의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와 앙헬 디마리아(벤피카)에게 막히기 일쑤였다.
그리스전에서도 마찬가지다. 전형이 바뀌었지만 공격은 오직 오른쪽뿐이었다. 오디아-카이타에 이어 공격수만 아이예그베니로 바뀌었을 뿐 모든 공격이 아이예그베니로 귀결됐다. 간혹 중앙으로 패스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위력도 약했고 그리스 수비가 쉽게 걷어내는 모습이 많았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의 오른쪽 공격은 카이타가 한국전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오른쪽 날개를 잃은 나이지리아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가 버티는 한국의 왼쪽을 상대로 얼마나 효과적인 공격을 벌일지 의문이다.
○ 나이지리아의 왼쪽 측면을 뚫어라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를 통해 한국은 호재를 두 가지 얻었다. 하나는 오른쪽 공격의 시발점인 카이타의 퇴장, 그리고 하나는 주전 왼쪽 윙백인 타예 타이워(마르세유)의 부상이다.
타이워는 그리스전 전반 21분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다 결국 전반 종료 직전 통증이 재발해 우와 에치에질레(렌)로 교체됐다. 타이워는 대표팀에서 ‘나이지리아의 호베르투 카를루스’라 불릴 정도로 왼발 프리킥의 전문가다. 확고한 주전인 타이워의 결장이 예상되면서 한국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부담을 덜었다. 또 교체 투입된 에치에질레도 부상으로 교체됐다. 두 선수 모두 한국전 출장이 힘들어져 한국은 나이지리아의 왼쪽(한국 시각에선 오른쪽)을 뚫기가 한결 쉬워졌다. 두 선수 중 한 명이 부상이 나아서 나온다고 해도 정상 컨디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른 수비수가 나온다고 해도 과연 그들만큼 역할을 해 줄지 의문이다.
리차즈베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