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유니폼교체 심야회식 질책…
KIA 벤치-프런트 ‘백약 무효’ 한숨삭발도 해보고 유니폼도 갈아입고, 심야 회식에 질책과 격려까지 해볼 건 다해봤다. 그러나 연패숫자는 어느새 14까지 늘었다. 그리고 진짜 연패관련 신기록이 하나씩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KIA는 그동안 연패탈출을 위해 현장과 프런트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선수단 역시 분위기를 다시 잡으며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으려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현장은 조범현 감독을 중심으로 “연패를 잊고 부담감을 버리자”며 선수단을 감싸 안았다. 황병일 수석코치는 “대화도 나누고, 격려도 하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본 것 같다. 연패를 끊기만 하면 다시 분위기가 살아날 것 같은데 그 한 경기가 안 잡힌다”며 안타까워했다.
프런트도 마찬가지였다. 윤기두 1군 운영팀장을 2군으로 내려 보내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고 김조호 단장은 대구 삼성 원정을 앞두고 고참 선수들과 식사하며 “괜찮다. 다시 시작하자”고 격려했다. 이종범과 김상훈, 이현곤, 김원섭 등은 머리를 짧게 잘랐다. 일부는 유니폼도 바꿔보고 저녁 메뉴를 달리하면서까지 연패탈출을 기원했다.
KIA는 6일부터 두산과 잠실원정 3연전을 갖는다. 공교롭게도 15연패 위기에서 만난 상대가 지난해부터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 ‘천적’ 두산이다. 올 시즌 전적도 3승 7패. 당장 현존 팀 최다 연패 기록인 롯데의 2002년 16연패가 가시권이다. 아무도 깰 수 없을 것 같았던 삼미의 연패기록과 차이도 단 4경기다.
그러나 KIA는 다른 연패 팀과 달리 포스트시즌 진출을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다. 4위 롯데와 승차는 아직 3.5게임이다. 만약 연패를 끊고 4강에 골인하면 또 다른 연패관련 기록을 모두 다시 쓰게 된다. 10연패 이상 팀 중 포스트시즌 진출은 2004년 삼성이 유일했다. 특히 12연패 이상을 당한 팀은 8차례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