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 3연타석 홈런…“맞아도 즐거워” 삼성 채태인(왼쪽에서 세 번째)이 7일 문학 SK전 2회 1사 후 왼쪽 펜스를 넘기는 선제 1점 아치를 뿜은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기세가 오른 채태인은 4회와 6회, 잇달아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3연타석 아치를 뿜었다.
SK전 홈런 제로서 일약 킬러로 변신SK가 내심 가장 두려워하는 삼성 타자는 최형우다. SK전 타율이 0.326에 달하고 3홈런에 18타점을 기록했다. 그 최형우가 가슴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가 삼성의 문학 원정에 동행하지 못했다.
게다가 삼성은 불펜의 핵 권오준과 오승환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선동열 감독이 6일까지 11연승 와중에도 “과분하다. SK 3연전은 1승만 하면 목표 달성”이라고 한 것도 그래서 마냥 엄살은 아니다.
그러나 6일에 이어 7일까지 1위 SK를 잡은 선 감독은 기분 좋은 초과달성을 경험했다. 내심 차우찬이 나서는 6일을 가장 신경 썼고 관철했다. 이어 ‘보너스 게임’ 정도로 편하게 나선 7일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채태인(사진)이 대폭발했다. SK로서는 이제 최형우만 경계할 수 없게 된 것이기에 1패 이상의 아픔이다.
채태인은 6일까지 SK를 상대로 타율 0.125에 홈런은 제로에 불과했다. 상대전적이 가장 나쁘다. 게다가 문학에서는 10타수 무안타였다. 6일에는 아예 선발출장조차 못했다. 이런 채태인을 선 감독은 7일 7번 지명타자로 기용했고, 대박을 터뜨렸다.
2회 첫 타석부터 SK 선발 송은범의 슬라이더를 밀어쳐 선제 좌월솔로홈런을 뽑아냈다. 3-4로 역전당한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다시 송은범의 슬라이더를 이번엔 잡아당겨 동점 중월1점홈런으로 만들어냈다. 4-5로 다시 밀리던 6회에는 SK 좌완 정우람을 맞아 또 선두타자 좌월솔로홈런을 추가했다. 역시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시즌 10∼12호가 하루에 쏟아져 나왔다. 3연타석홈런은 프로야구 통산 29호이자 올 시즌 처음이다. 채태인 개인으로서도 생애 첫 경험이다.
최근 둘째 아이의 아빠가 된 채태인은 특유의 밝은 성품에 성실함까지 더해가고 있다. 아기를 더 보고 싶을 텐데도 남들보다 일찍 야구장에 나오고, 상대팀 훈련까지 체크하곤 한다.
5월에 발목을 다쳐서 그 후유증으로 6월 13일 2군까지 내려갔지만 25일 복귀한 뒤 힘찬 용틀임을 재개했다. 타율 0.351, 7홈런, 19타점을 몰아쳤던 5월의 기세를 되살리고 있다.
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보람을 요즘 부쩍 강조하는데 그 모범생 중 한명이 채태인이다. 연승은 12에 달하고, 선수는 커가고 있는 삼성이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