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홍대갈’ 잡는 법? 몸쪽 직구!

입력 2010-07-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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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성태 호투가 던져준 실마리
□1 정면돌파 : 도망가면 남는건 볼넷 뿐
□2 몸쪽직구 : 제구만 되면 쉽게 못친다
□3 속전속결 : 인터벌 짧게 타이밍 뺏기

홍성흔, 이대호, 가르시아(이상 롯데). 6일까지 롯데의 클린업트리오는 66홈런에 228타점을 합작했다. 상대 투수들에게는 공포의 대상. 6일 창원 롯데전에서 넥센 선발 김성태는 ‘홍-대-갈’ 공략의 작은 실마리를 제공했다. 에이스급 투수는 아니지만 롯데 타선을 볼넷 없이 5.1이닝 3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이대호는 2007년 이후 김성태에게 9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당하고 있다.

○‘양날의 검’을 휘두르는 것을 두려워 하지마라

김성태는 최고구속 140km대 후반 직구와 슬라이더가 장기. 롯데의 클린업트리오를 상대로도 무엇보다 빛난 것은 과감한 몸쪽 직구였다. 김성태의 표현대로 “몸쪽은 투수들에게 양날의 검”이다. 제구가 약간만 어긋나도 장타로 직결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쉽게 던지지 못한다. 하지만 실투를 두려워하다보면 볼넷을 남발한다.

넥센과 롯데 모두 최근 볼넷 허용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제구난조는 마인드의 문제”라고 못박았다. 자신감 없음의 표현이라는 의미였다. 누상에 볼넷으로 주자를 쌓아두면 결국 ‘안타 한 방에 대량실점’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롯데를 상대로 하는 팀이라면 ‘홍-대-갈’을 모두 거른다고 해도 6번 타순에는 강민호가 버티고 있다.

김성태는 “내 연봉은 2800만원이다. 연봉 수억 원의 선수들을 상대하는데 ‘아등바등’ 이기려고 하면 더 맞는다.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가면 남는 게 없다. 차라리 맞고 나면 배우는 것이라도 있다”며 웃었다. 시종일관 공격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던 이유였다. 결국 몸쪽 공이 살자, 바깥쪽의 슬라이더에도 롯데 타자들이 타이밍을 뺏기기 일쑤.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주도권은 투수 쪽으로 넘어왔다.

○짧은 인터벌로 타이밍과 수싸움에서 우위 점하기

롯데 홍성흔은 자신의 타격준비 동작을 직접 보여주며 “김성태가 투구 간격이 짧아서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김성태는 심판의 콜과 동시에 공을 던진다. LG 박종훈 감독이 이 부분을 어필하기도 했지만,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 김성태 스스로도 “주심의 콜은 플레이 재개를 의미한다. 어차피 투수와 타자는 타이밍 싸움이기 때문에 타자의 호흡에 투구를 맞춰줄 수는 없다. 주심에게 ‘타자가 준비동작이 끝난 뒤에 콜을 해달라’고 하면, 서로 얼굴 붉힐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성태가 마운드에 서면 경기진행은 빨라진다. 2군 시절, “경기종료 후 선수단이 이동해야 하는 날에는 김성태를 선발로 내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 인터벌이 짧으니 타자들은 생각할 시간이 줄어들고, 야수들의 집중력은 높아진다. 김성태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내야수를 봐서 그 지루함을 안다. 제일 싫어하는 게 투수들이 늘어지는 경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대-갈을 상대하는 투수들이 ‘신중함’을 위해 다소 인터벌을 길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참고할 부분이다.

마산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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