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이 22일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팀 운영 방안 등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
2. 최근 주축멤버에 패스좋은 2∼3명 보완
3. 공·수 전환 빠른 선진축구 업그레이드
4. 2014 월드컵 대비 亞컵서 새얼굴 시험
5. 프로정신 철저히 무장된 선수만 뽑겠다
“한국 축구의 세계화가 목표다. 공수 전환이 빠른 축구를 구현하겠다.”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조광래(56) 감독이 2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밝은 표정으로 들어선 조 감독은 인터뷰 내내 여유를 잃지 않았다. 비전도 뚜렷해 보였다. 대표팀 승선의 첫 번째 요건으로 ‘프로정신’을 들었고, ‘스페인 축구’ ‘속도’ ‘전쟁’ ‘패스’ 등의 단어들이 수차례 등장했다. 조광래호의 큰 틀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 소감은.
“지도자로서 꿈은 대표팀 감독이었다. 원정 16강이라는 새 역사를 이룬 한국 축구는 기술 향상과 공수 전환의 과제를 부여 받았다. 수비 불안과 골 결정력 부족도 해결해야 한다. 한국 축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공수 전환이 빠른 축구를 구현하겠다.”
- (대표팀 감독은) 독이 든 성배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기술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선임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 빨라지는 세계 축구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적임자로 절 택한 거라 생각한다. 현대 축구는 속도와의 전쟁이다. K리그는 물론 대표팀도 더 빨라져야 한다. 스페인 축구를 본 받아야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은 빠른 패스에 의한 공격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 여야의 화합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기술위원회나 협회에서 상당히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 순간부터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이다. 지금부터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한 마음으로 뭉치겠다.”
-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은.
“패스의 중요성을 10년 동안 외치고 다녔다. 이 부분만 발전되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난 프로 구단들을 상당히 존중한다. 대표팀이 잘 되기 위해서는 프로가 잘돼야 한다.”
- 8월 11일 평가전에 유럽파를 부를 것인가.
“기술위원회와 협의를 해야 한다. 선수들은 힘들겠지만 팬들을 위해서는 A매치는 될 수 있으면 다 같이 참가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 코칭스태프 인선은.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집단으로 뽑겠다. GK코치나 피지컬 트레이너는 기본이고 대표팀 운영 관리에 대한 조언을 들을 전문가를 모시겠다.”
- 아시안 컵이 내년에 있다.
“명확한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기술위원회와 논의해야겠지만 월드컵을 위한 세대교체에 목표를 둔다면 과감하게 신예를 기용해야 한다. 우승을 하려면 해외파, 국내파의 조합이 중요하다. 어떤 경우든 우승은 당연한 목표다. 기술 축구로 변화를 위한 첫 시험대가 될 것 같다.”
- 경남FC와 겸임 문제는.
“서포터들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 팬들이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며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했다. 팬들이 저를 좀 이해 해주시리라 믿는다. (대표팀과 소속팀) 양쪽 다 하다보면 양쪽 다 망가질 수도 있다. 경남이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조광래호에 승선할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면.
“대표선수의 프라이드다. 기량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프로정신을 갖춘 선수를 중용할 것이다. 명성에 의존하는 팀 구성이나 선발은 경계한다. 학연과 지연은 물론 종교, 이념 등을 초월해 기량만을 중시하겠다.”
- 대표팀에서 이것만큼은 꼭 이루고 싶다는 게 있다면.
“훈련의 70∼80%를 늘 패스 연습에 할애했다. 그래서 스타 없이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수비 부재에 대해 이야기가 많은데 좋은 수비수 발굴은 굉장히 중요하고 어릴 때부터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조직력을 강화시키면 수비 부재도 보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기존 허정무호와 선수 구성에 큰 변화가 있나.
“지금 대표팀 선수들의 능력이 최고라고 본다. 그 틀은 깨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패스 능력이 있는 2∼3명의 선수를 기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