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조광래 신임 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 DB]
조광래(56) 신임 대표팀 감독은 21일 오전 일찍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을 찾았다.
공식 기자회견은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1시간 가까이 일찍 도착해 축구협회 조중연(64) 회장을 만났다. 협회장과 대표팀 감독의 만남이 특별할 건 없지만 이번 경우는 좀 남다르다.
조 감독은 작년 회장 선거에서 조 회장의 반대파인 허승표 전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공개 지지했다. 이번에 조 감독이 사령탑에 선임되자 축구계 안팎에서 의외라는 시선을 보내며 갈등의 골이 해소될 수 있는 계기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축구계 여야의 수장 격인 두 사람의 회동에 궁금증이 생길 법도 하다.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는 후문.
함께 참석한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조 회장이 먼저 “지금 대표팀에 있는 선수들 다 조 감독이 키워놓은 선수들이니 어색할 것도 없고 금방 적응이 되겠다”며 덕담을 건넸다. 조 감독이 웃음으로 화답하자 조 회장은 “앞으로 축구협회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곧바로 이어진 조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훈훈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현재 협회와 경남FC 간 다소 입장 차가 있는 겸임 문제에 대해 조 감독은 “(대표팀과 소속팀) 양쪽 다 하다보면 모두 망가질 수 있는 생각도 하게 됐다”며 협회의 입장을 수긍할 뜻임을 내비쳤다. 또한 “이 순간부터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의 갈등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