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청소년대표팀이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당당히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여자축구가 남자축구에 비해 시설이나 저변, 리그 운영시스템 등 열악한 환경에서 이 같은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은 정말 고무적이다. 기적에 가깝다고 봐야한다.
2010년 현재 우리나라 여자축구 등록 팀 수는 전체 65개팀이다. 초등학교 18개, 중학교 17개, 고등학교 16개, 대학 6개, 실업 7개, 클럽 1개 팀이다. 이 같이 열악한 축구저변 속에서도 세계 정상권에 도달할 수 있었던 배경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 이후 장기적인 선수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연령별 상비군 제도인데, 이를 통해 엘리트 선수들을 선발해 키워왔다.
2002년부터 7년 동안 월드컵 잉여금으로 여자축구팀 창단 지원이나 초등, 중등, 고교 대상으로 국내대회 출전 참가비 지원 등을 통해 여자축구발전에 기여했다.
또 한중일 친선 여자축구대회와 국내 피스퀸 컵 개최 등 경기력 향상 측면에서 발전을 꾀해 왔다. 특히 국내 성인축구대회인 WK리그는 어린 여자선수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동기 유발이 됐다.
무엇보다도 여자축구 경기력 향상측면에서 전임 지도자들의 역할이 컸다. 여자 전임지도자들은 스타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여자축구 지도를 책임감과 보람으로 여기고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독일 현지 전지훈련을 다녀오는 등 치밀하게 준비해 온 협회 행정력도 기적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여자축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자 연령별 상비군 팀에 버금가는 전폭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아울러 장기적인 여자축구의 저변확대, 학원 리그시스템 구축, 시설 인프라 구축, WK리그 활성화, 지도자 처우개선, 대학 팀 창단 등 장기적인 발전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열심히 뛰어준 여자축구 후배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또 한번의 승전보를 기대해 본다.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인간의 내면은 무한한 잠재력으로 가득차 있다. 축구에서도 현재의 결과 보다는 구체적인 축구발전의 잠재력을 찾는 것이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