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어게인 2009!”
올해 8월도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지난해 ‘광란의 8월’로 불린 역대 월간 최다승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KIA는 올해 또 한번 8월의 영광을 재현해 4강 입성을 노린다.
월간최다승 신기록+단독 1위
방망이 부활 올 후반기만 4승
에이스 윤석민도 조만간 합류
“롯데 제물로 4강 대역전 쏜다”
페넌트레이스 1위와 SK, 두산. 마지막 4강 티켓과 롯데, LG. 목표와 대상은 다르다. 그러나 언젠가 본 것 같던 8월의 승부. 디펜딩 챔피언 KIA가 광란의 8월, 그 데자뷰를 위해 올 시즌 마지막 대역전을 노리고 있다.
꼭 1년 전 8월,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월간 최다승 신기록인 20승을 달성하며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KIA는 막강한 마운드의 힘으로 SK, 두산과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였다. 시즌 초반 이용규의 부상과 한기주의 부진으로 하위권으로 추락했지만 김상현의 가세로 타선이 살아나며 7월을 2위로 마쳤다. 당시 1위는 KIA에 0.5게임 앞서있던 두산. SK는 승차 없이 3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시작된 8월. KIA는 뜨거운 8월 화끈한 광란의 질주를 시작했다. KIA는 8월 한 달간 20승 4패로 0.833이라는 믿기지 않은 승률을 달성했다. 6년 11개월 만에 단독 1위에 올랐고 창단 후 최다 타이인 11연승도 기록했다. 8월이 끝나자 KIA는 2위 SK를 5.5게임차로 따돌리며 확고한 1위 자리에 올랐다. 선발은 어김없이 로테이션을 이어갔고 불펜은 승리를 지켰다. 타선은 고비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년이 지난 2010년 8월. KIA는 41승 54패로 LG와 승차 없이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윤석민과 김상현의 부상으로 5할 승률에서 한참 뒤떨어진 상황. 그러나 4위 롯데를 4게임차로 추격하며 8월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온 전력을 모두 기울일 각오다. 상황도 지난해와 비슷하다. 1년 전 KIA는 탄탄한 마운드에 타선까지 폭발하며 상대 팀을 압도했다. 올 시즌 불펜의 부진에 타선의 침묵으로 어려움을 겪던 KIA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전혀 다른 팀이 돼 돌아왔다.
조범현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 기간 체력훈련에 집중하며 투수는 이강철 코치, 타격은 이건열 코치가 책임지고 운용할 수 있도록 힘을 실었다. 투수진은 빠른 공을 가진 안영명이 새롭게 마무리를 맡았고 타순은 베테랑 채종범과 기대주 신종길이 클린업과 테이블세터에 가세했다.
그 결과 후반기 5경기에서 4승 1패로 8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후반기 팀 방어율은 2.45로 역시 전체 1위. 시즌 최하위로 추락한 팀 타율도 후반기에서 만큼은 0.265로 상위권이다. KIA는 이용규를 중심으로 확실히 살아난 타선의 힘에 손가락 골절이 회복돼 조만간 합류하는 윤석민의 힘을 더해 롯데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준비하고 있다.
팀 분위기도 활력이 넘친다. 최고참 이종범은 “투수는 잘 하고 있다. 야수들이 더 힘을 내면 4강에 꼭 갈 수 있다”며 팀을 이끌고 있다. 조범현 감독은 윤석민을 일단 불펜에서 활용하며 롯데, LG보다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마운드의 힘을 배가시킬 계획이다.
KIA의 8월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도 뜨겁다.
지난해 KIA 8월의 영광의 제물이 됐던 SK 김성근 감독은 “KIA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다른 팀이 됐다. 투수코치 교체가 어떤 영향을 줬는지 투수들의 컨트롤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주목했다. 또 다른 상위권 팀 코치는 “KIA는 롯데, LG와 달리 4선발까지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불펜에 확실한 승리조도 있다. 맞대결을 쓸어 담으면 단숨에 4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며 “포스트시즌을 생각하면 확실한 1∼3 선발이 있는 KIA가 가장 껄끄럽다”고 평가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