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장원삼, 징글징글 아홉수 깼다

입력 2010-08-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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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동아DB

9승서 걸려 4경기째 놓친 V

방망이 폭발에 드디어 10승

“15승 Go! 등번호13 넘겠다”
1주일 전이었다. 1일 대구 넥센전을 앞둔 삼성 장원삼(27·사진)이 덕아웃 밖으로 나왔다. “아, 아홉수 제대로 걸렸나 봐요.” 올시즌에는 ‘등번호 징크스’를 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2006년 현대에서 데뷔하며 55번을 달았던 장원삼은 2008년 히어로즈 시절부터 지금까지 13번을 등에 새기고 있다. 하지만 그 13이라는 숫자를 단 한번도 넘지 못했다. 2008년에도 딱 12승에서 그쳤다.

문제는 항상 10승째였다. “2006년(12승)에도 2008년에도 10승 가기가 힘들었다”는 것이 본인의 설명. 올시즌에도 7월10일 넥센전에서 9승을 올린 후 3경기 째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3경기 평균방어율은 1.45. 삼성은 이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장원삼이 내려가고 나서 뒤늦게 터진 방망이. ‘징크스’말고는 다른 ‘꼬리표’를 붙일 수 없었다. 장원삼은 이틀 뒤인 3일 SK전에서도 승패 없이 물러났다.

8일 잠실 LG전. 초반부터 장원삼의 구위는 뛰어나지 않았다. 직구구속도 평소보다 덜 나왔다. 설상가상 2회, 마음먹은 대로 넣은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살짝 벗어났다는 판정을 받자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9승 이후 5번의 도전 가운데 가장 좋지 않은 컨디션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징크스가 시작되듯, 징크스의 마지막도 예상외의 순간에 찾아온다. 최근 하락세이던 타선이 폭발하며 2·3·4회 대거 6점을 뽑았다. 덩달아 장원삼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6-2로 앞선 5회말 1사3루에서 3루수 조동찬이 LG 윤상균의 타구를 다이빙캐치 해 1루에서 아웃시키는 등 수비의 도움도 컸다. 오랜만에 외롭지 않은 싸움. 결국 6이닝을 6안타 2실점으로 막은 장원삼은 마운드를 철벽불펜에게 넘겼다. 4전5기 끝에 시즌10승(4패) 수확. 최근 5연승과 2008년 6월 이후 LG전 4연승 행진도 이어갔다.

경기가 끝난 뒤 환한 얼굴의 장원삼은 “15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남은 선발등판 기회는 5∼6번. 다소 버거울 수 있는 목표지만 족쇄를 풀었기에 그의 몸은 가볍다. “이제 다 잘 되지 않겠냐”는 긍정 속에는 명실상부한 에이스의 당당함이 묻어났다.

잠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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