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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감독의 ‘X파일’ 무엇이 들어있기에…
시간 부족했던 나이지리아전 대비 족집게파일 준비 전술 이해력 높여
A4용지 12장 분량 동선까지 표시
경기 성과·개선점 등 평가서 작성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직접 만든 ‘X파일’이 화두다. 대표팀 소집 때 선수들에게 나누어준 A4용지 12장 분량의 파일과 콤팩트디스크에 그의 전술이 집약돼 있다. 경기 다음날은 ‘경기 평가서’도 공개했다.
이전 대표팀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방법이다. 조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했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훈련 부족 극복을 위한 자료들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훈련시간이 짧다는 점을 감안해 자료를 준비했다. 조 감독이 원하는 전술에 대한 세부 사항이 자세히 설명돼 있다.
각 포지션마다의 역할, 전술 이행을 위한 요점들을 상세히 기술했다.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콤팩트디스크에는 남아공월드컵 한국-나이지리아전 화면, 월드컵 직전 열렸던 한일전에서 태극전사들이 했던 압박, 조 감독이 원하는 전술을 시연한 화면 등이 담겨있다.
전술 시연 화면은 특별 프로그램을 동원해 3-4-2-1 포메이션으로 선수들을 구성해놓고 경기 상황에 따라 어떻게 움직여야하는지를 재연했다.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서 선수들은 이틀간의 짧은 훈련에도 조 감독이 어떤 축구를 원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지속적인 피드백 제공
나이지리아전 직후 공개한 경기 평가서에는 대표팀이 거둔 성과와 개선해야 할 점을 거론했다. 패스성공률의 향상, 공수전환의 속도 등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미드필더들의 공간 창출, 골 결정력, 수비라인의 협력플레이 등에 대해서는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 감독은 “이러한 분석 자료는 선수들 모두에게 이메일을 통해 전달해 감독의 입장과 향후 대표팀 계획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한 조 감독은 국내파의 경우 소속팀을 방문해 지속적인 미팅을 가지고 대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해 첨단 프로그램과 디지털화 된 자료, 이메일 등을 동원한 조 감독.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리는 어려운 자리에 앉은 그가 성공적인 출발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