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볼거리가 많아졌다. 서희경(24·하이트)의 국내 대회 복귀로 하반기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더욱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15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컵 SBS채리티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사흘째 2라운드 경기는 모처럼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가 넘쳐났다.
서희경, 문현희(27·하나금융), 유소연(21·하이마트), 이선화(24), 안신애(20·비씨카드) 등의 우승경쟁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경기 시작은 시들했다. 기상악화로 예정시간보다 4시간20분 지연된 오후 12시20분이 되서야 비로소 2라운드에 돌입했다.
선수들은 클럽하우스에서 4시간 넘게 대기하는 동안 조금씩 맥이 빠졌고, 갤러리들도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과 함께 분위기가 반전됐다.
서희경이 달아나면 문현희가 쫓아오고, 문현희가 달아나면 안신애가 뒤따라오는 우승경쟁이 갤러리를 흥분시켰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버디가 터져 나올 때마다 응원하는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며 힘을 실어줬다.
경기 초반은 서희경이 유리했다. 1번홀(파4)을 보기로 시작했지만 1타차 2위였던 이선화도 함께 보기를 적어내 안도했다.
4번홀(파4)에서는 버디로 만회하며 다시 간격을 벌렸다.
안심하던 찰라 문현희가 무서운 기세로 공동 선두까지 치고 나왔다. 전반에만 2타를 줄인 데 이어 후반 시작과 함께 10번과 11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조용하던 안신애의 반격도 무서웠다. 3번홀에서 시작해 17번홀까지 2타를 줄여 선두에 3타차까지 추격했다. 1라운드에서 8개의 버디를 낚았던 안신애의 버디 사냥은 18번홀부터 다시 살아났다.
18번홀에 이어 1,2번홀로 이어진 3개 홀을 연속 버디로 마무리해 먼저 경기를 끝낸 문현희와 공동 선두를 이뤘다.
그 사이 서희경은 16번홀(파4)에서 통한의 3퍼트로 1타를 잃고 공동 3위까지 밀렸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2.5m 버디 기회를 잡아 연장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버디 퍼트가 빗나가 결국 공동 3위(6언더파 138타)로 경기를 마쳤다.
이선화도 16번홀의 보기가 아쉬웠다. 마지막 18번홀에서 10m가 넘는 먼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는 확실한 팬 서비스까지 했지만 결국 1타가 모자라 서희경과 함께 공동 3위에 만족했다.
뜨거웠던 우승경쟁은 연장 접전 끝에 안신애에게 돌아갔다.
안신애는 하반기 첫 대회인 히든밸리 여자오픈 우승 이후 2주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올 시즌 가장 먼저 2승을 기록했다. 상금순위 1위까지 올라 다승과 상금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정선|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