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인 작사가 최희진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수 이루. 스포츠동아DB
한때 사랑하다 헤어진 연인들의 과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비칠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수 이루와 전 여자친구였던 작사가 최희진의 이별 과정을 둘러싸고, 이루의 아버지인 태진아와 최희진의 공방이 점입가경의 형태로 치닫고 있다. 양측이 서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자칫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내는 게 아니냐는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서로 엇갈리는 주장과 반박, 여기에 재반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그 핵심 쟁점은 무엇일까.
● ‘폭언과 모욕 있다? 없다?
사건의 발단이기도 하다. 최희진은 27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이루와 결별 과정에서 태진아에게 폭언과 모욕을 당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희진의 주장에 따르면 이루와 헤어지는 것을 “주도”한 태진아가 그 과정에서 폭언을 일삼았고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 헤어지는 대가로 돈을 건넸다.
하지만 태진아는 법무법인 원을 통해 “최희진을 모욕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돈 1억 원을 요구받았다”고 최희진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한 “녹취 및 CCTV 자료, 증인이 있다”는 최희진의 주장에 대해 태진아 측은 “이루와 최희진은 2년 전 잠시 남녀(사이)로 만난 적이 있다. 두 사람이 만날 당시 태진아는 그 사실을 몰랐기에 헤어지라고 압력을 가하거나 모욕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 1억 원 요구 댓가성 있었나?
태진아는 최희진이 올해 초 내용증명을 보내 “1억원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당시 법무법인을 통해 “그러한 행위가 계속될 경우 법률적인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고, 최희진과 가족이 용서를 구해 참았다는 사실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태진아는 28일 KBS 2TV ‘연예가중계’를 통해 최희진으로부터 “용서를 구한다”는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희진은 자신이 책을 내기로 한 것과 관련해 태진아의 덕담을 들으려 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태진아 측의 입장에 대해 최희진은 “1억 하하... 10억, 100억을 요구해도 할 말 없다. 사람 인연과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돈으로 계산할 수 있냐”며 “제가 1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려면, 왜 돈을 요구했는지도 밝히셔야 앞뒤가 맞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루의 타이틀곡 작사비로 태진아로부터 2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먹고 떨어지라’는 돈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태진아는 “최희진의 어머니가 돈을 요구해서 줬다”고 했지만 최희진은 “그가 먼저 이루와의 관계 정리를 위해 3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돌려주려고 하자 도망치듯 먼저 일어난 사람이 태진아”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태진아 측은 “최희진이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해왔다”며 “이루가 공인이고 태진아는 최희진의 불미스러운 행동이 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우려해 돈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 책 출간 홍보용…또 다른 의혹 증폭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안이다. 이루와 헤어진 지 2년이 지나서 ‘왜? 갑자기 과거를 들추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태진아 측은 “최희진이 ‘다음 달 초에 제가 쓴 책이 나옵니다.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덕담 한마디 들으려 전화드렸습니다’는 문자 메시지를 이달 초 보낸 적이 있다”면서 “최희진이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홍보를 위해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우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최희진은 “그 책, 내지 않아도 된다. 누가 자기 자신의 치부를 이렇게까지 공개하면서 책 홍보를 하겠느냐”며 이를 반박했다. 최희진은 사건의 배경에 대해 “많은 사람이 ‘왜 이제 와서 사과를 요구하는가?’라고 궁금해 한다”며 “그 오랜 시간,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그 설움과 아픔이 TV에서 이루 얼굴을 보는 순간 분노로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