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PIFF위원장 “더 젊은 에너지로 미래를 준비할 때”

입력 2010-09-0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올해 10월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끝으로 집행위원장직을 사퇴하는 김동호 위원장.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를 관객과 영화인의 축제이자 한국의 대표 영화제로 이끈 주인공이다. 스포츠동아DB

올해 10월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끝으로 집행위원장직을 사퇴하는 김동호 위원장.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를 관객과 영화인의 축제이자 한국의 대표 영화제로 이끈 주인공이다. 스포츠동아DB

■ 15년 ‘무거운 짐’ 내려놓는 김동호 PIFF위원장

내년 전용관 완공 등 인프라구축 최선
70대 중반 나이지만 건강 문제는 없어
벌써 15회…“새 영화제로 도약할 시기”


10월7일 막을 올리는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7일 배포한 보도자료집 첫 머리에는 ‘2010 PIFF 화두’가 올라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새로운 도약 준비’라는 내용의 첫 번째는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일구어놓은 토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는 것. 그 만큼 김동호 위원장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어제를 일구고 오늘을 맞으며 내일을 준비하는 데 커다란 동인이었음을 말해주는 셈이다. 김동호 위원장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끝으로 15년 동안 짊어진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

이날 오전 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전격 선언한 그는, 오후 서울에서는 올해 영화제의 개요와 내용을 담담하게 설명해나갔다. 이미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였으므로 달리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 필요가 없다는 듯했다.

그는 이날 “이제 새로운 에너지와 젊음이 필요로 하는 시점이다”며 “부산국제영화제의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사퇴를 선언했다. 이어 자신은 물론 영화제의 오랜 숙원이었던 영화제 전용관 두레라움이 “2011년 완공되어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면서 “새로운 영화제로서 도약할 때이다”고 말했다. 자신의 뒤를 이어 좀 더 젊은 에너지로 영화제를 키워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영화제 한 관계자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15회를 맞아 이제 미래를 준비하는 영화제로서 나아가야 하는 변화의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70대 중반의 나이인 김 위원장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매일 새벽 달리기 등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 또 매년 영화제에서 부산을 찾은 국내외의 여러 영화 관계자들과 만나 밤 늦게까지 대화를 나누면서도 언제나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곤 한다.

사실, 최근 2∼3년 동안 김동호 위원장의 사퇴에 관한 관측이 제기돼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관련해 감사원 등이 강도 높은 감사를 한 것을 두고 ‘색깔론’ 등이 제기됐고, 그 여파로 김 위원장 등 영화제 주축들을 ‘물갈이’될 것이라는 설까지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부산국제영화제는 큰 변화없이 14회에 이어 올해 15회 축제를 열게 됐다. 그 중심에 선 김동호 위원장은 1996년 이후 줄곧 집행위원장 자리에서 온갖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은, 영화제 성장과 성공의 ‘일등 공신’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김동호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스포츠동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제에 관련된 책을 준비하고 있다. 자료는 모아뒀지만 집필할 시간적 여유를 좀체 찾지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퇴임에 즈음해 이를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영화제에서 지난 15년간의 영화제와 관련한 발자취를 담은 사진전 ‘김동호와 Friends 사진전’을 연다.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창구이자 아시아권 최대 규모 영화제로서 부산국제영화제가 빛을 발하는 데 열정을 아끼지 않은 김 위원장에 대한 일종의 헌사인 무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