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로이스터 감독-가르시아. [스포츠동아 DB]
“한국심판들, 선수 혼잣말도 너무 민감
용병들과 문화적 차이 이해해줬으면…”
로이스터 옹호에도 또 판정불만…퇴장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8개 구단 사령탑 중 유독 그라운드 출연이 잦은 감독이다. 투수교체 때 직접 마운드에 오르는 건 물론이고, 심판 판정이 이상하다고 느낄 때도 가차없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큰 액션과 함께 자신의 주장을 밝히곤 한다. 로이스터 감독이 그라운드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 또다른 요인(?) 중 하나는 가르시아다.용병들과 문화적 차이 이해해줬으면…”
로이스터 옹호에도 또 판정불만…퇴장
가르시아는 7일 사직 넥센전 도중 6회 삼진 아웃을 당하자 큰 목소리로 투덜댔고, 최수원 주심이 그를 불러 세우자 이 때도 로이스터 감독이 뛰쳐나왔다. 가르시아가 유독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이 많고, 그 덕분(?)에 로이스터 감독도 자주 출연하는 셈.
로이스터 감독은 8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내가 (가르시아 경우 때) 나가는 건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며 “기회가 닿으면 심판들에게도 한번 설명해주고 싶다”며 그동안 마음에 품었던 얘기를 털어놨다.
즉, 가르시아가 구심에 대놓고 욕을 하거나 액션을 취하는 게 아니고, 덕아웃으로 향하면서 투덜대는 것에 대해 한국 심판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만약 가르시아가 신체접촉을 한다든가, 대놓고 욕을 한다면 당연히 퇴장시키는 게 맞다”면서 “하지만 그게 아니라 덕아웃으로 향하면서 말을 하는 것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가 스트라이크 판정에 반감을 품고 방망이를 집어던지든가,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방망이로 선을 그으며 주심에게 얘기하는 건 메이저리그에선 무조건 퇴장감”이라며 “그런 것에 한국 심판들은 상대적으로 관대하다”고도 지적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한국야구와 메이저리그의 ‘문화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만약 한국인이 메이저리그에서 홀로 감독을 맡고 있다면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말로 ‘이방인’으로서 한국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는 고충도 살짝 내비쳤다.
묘하게 경기 전 이런 주제로 얘기를 한 뒤 로이스터 감독은 8일 삼성전에 또 그라운드에 나왔고, 역시 가르시아 때문이었다. 4회 2사 만루에서 가르시아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이민호 주심에게 방망이 끝을 겨누며 불만을 표시했고, 이 주심은 즉각 퇴장을 명령했다. 개인 시즌 2호 퇴장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이번에도 뛰쳐나왔지만 퇴장 조치에 대한 항의 없이, 가르시아의 팔을 잡아 끌고 진정시키며 덕아웃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퇴장당할 만 하다’고 판단한 것이었다.대구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