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또다른 내가 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 줄 모른다.”
이대호에게 아내 신혜정 씨는 다른 사람이 아닌 ‘또다른 나’다. 그만큼 아내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각별하고, 믿음도 강하다. 오른 발목이 정상이 아님에도 27일 사직구장에서 타격 훈련을 소화한 것도 당장 코앞에 닥친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아내에게 또 한번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이대호는 “결혼을 하고도 항상 같이 있지 못하고, 전지훈련이다 원정게임이다 해서 집을 비울 때가 많아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공인인 야구선수 남편을 둬 불편하고 힘들 때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 고맙고 감사하다”고 했다.
올시즌 아내 신혜정 씨가 경기장을 찾을 때면 유독 더 성적이 좋았던 그는 “우연히 그랬을 뿐”이라고 머쓱해 하다가 “아무래도 아내가 오면 더 집중하고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한가지 일화도 털어놨다.
후반기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사직 게임을 끝내고 집에 들어갔더니 평소 야구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던 아내가 ‘터무니 없는 볼에 삼진 당하지 말라’고 조언하더란다. 깜짝 놀랐고, 그 다음날부터 삼진을 거의 당하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이대호는“아내를 위해 이번 포스트시즌에선 지난해와 같은 아쉬움을 남기지 않겠다. 우리 팀의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면서 “멋진 모습 기대하셔도 좋다”고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