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7일 개막한다. 15일까지 화려한 영화 축제가 이어지는 이번 영화제는 모두 308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로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 스포츠동아는 이에 ‘가상의 관객’ 구보 씨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내는 하루의 모습을 통해 영화제의 이모저모를 담는다. 또 스마트폰으로 영화제를 즐기는 방법도 소개한다.
■ 영화 팬 구보 씨 ‘PIFF의 하루’
오늘 개막 팡파르…15일까지 열려
김지미 회고전 등 308편 영화 상영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8일. 어렵게 휴가를 낸 회사원 구보씨는 쏟아지는 햇빛에 눈을 떴다. 어느새 시계 바늘은 오전 9시30분을 향하고 있다.
모처럼 여유로운 기지개를 펴는 순간, ‘아차’ 싶다. 오전 11시30분 상영작 ‘모정과 사랑 사이’의 티켓을 인터넷으로 예약했으니 마냥 여유를 부릴 수 없다. 상영관은 숙소인 해운대에서 한참 떨어진 남포동 대영시네마가 아닌가.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해운대의 극장에서 주로 영화가 상영되기는 하지만 67개국 308편 가운데 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중 한 편이라는 점에서 놓치고 싶지 않다.
구보 씨는 올해 처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마침 부산에 살고 있는 후배가 바람이나 쐬러 오라며 부른 덕분이지만 말로만 듣던 영화 축제의 현장을 느껴보고 싶었다.
7일 오후 부산에 도착한 뒤 미리 잡아둔 해운대의 한 모텔에 짐을 푼 뒤 수영만 요트경기장으로 향했다. 오후 6시30분 가까스로 도착한 개막식장은 이미 인산인해. 카메라 플래시를 따라가니 환한 모습의 원빈이 보인다. 탄성을 내지를 틈도 없이 김윤진, 손예진, 수애, 안성기, 전도연, 차태현…, 여기에 탕웨이와 아오이 유 등 해외 스타들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영화제 개막작인 장이머우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를 관람한 그는 후배 퇴근에 맞춰 해운대로 향한다. 두 사람은 생맥주로 여정을 풀며 오랜만에 긴 대화를 나눈다. 후배는 “내일은 그랜드호텔 앞 포장마차촌에서 소주 한 잔 하자”고 말했다.
영화를 본 뒤 해운대로 돌아온 구보 씨는 백사장으로 달려간다. 안성기와 박중훈, 김윤진, 손예진, 정재영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어서다.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굿 다운로더 캠페인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인데 좋은 영화를 보느라 조금 늦었지만 이들을 보며 합법적인 다운로드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인파 사이로 해운대 피프 파빌리온이 눈에 들어온다. 듣자하니 이번 영화제를 끝으로 사퇴한다는 김동호 집행위원장과 영화제를 주제로 한 ‘열정-김동호 & Friends’ 사진전이 열린단다. 사진 속에서 영화제의 역사가 한 눈에 들어온다.
꼬르륵! 어느새 오후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 배꼽시계가 ‘밥을 달라’며 울어댄다. 전날 후배가 권한 돼지국밥과 얼큰한 국물이 감칠 맛을 더하는 대구탕이 떠오른다.
오후 5시30분, 식사 뒤 조금 노곤해진 구보 씨. 배우 김지미의 회고전 상영작인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을 보기로 했다. 더욱이 김지미를 비롯한 배우들과 관객들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는데 기대감 100%다.
영화 관람 뒤 후배를 만난 구보 씨는 포장마차촌으로 향한다. 해운대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 사이로 영화 축제의 흥겨움이 절로 묻어난다.
구보 씨의 부산국제영화제 첫 날은 그렇게 저물어갔다.
■ 구보 씨의 PIFF 1박2일 일정
[1] 수영만 요트경기장- 개막식 레드카펫·개막작 ‘산사나무아래’ 관람
[2] 해운대 백사장- ‘굿 다운로더 캠페인’ 1주년 행사
[3] 해운대 피프 파빌리온- ‘열정 김동호&Friends’ 사진전, 김지미 회고전 ‘길소뜸’ 감상
[4] 해운대 ‘포장마차촌’에서 소주한잔
[5] 남포동 대영시네마에서 프로그래머 추천작 ‘모정과 사랑사이’ 관람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