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PIFF] 탕웨이 “뭉클했던 몸의 소통” 현빈 “마치 다 벗은 느낌”

입력 2010-10-0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화제작 ‘만추’ 탕웨이·현빈 촬영소감

현빈 “탕웨이는 한국 여배우와 달라…아름다운 사랑 기회”
탕웨이 “레드 카펫 혼자 걸었다”며 눈 흘겨 회견장 웃음꽃


“우리는 눈과 입, 손과 발로도 말을 하고 있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가을의 고독을 담은 멜로 영화 ‘만추’의 여주인공 탕웨이는 현빈과 나눈 사랑의 감정을 두고 “상대와 소통하는 방법은 말이 전부가 아니다”고 말했다. 올해 제작된 멜로 영화들 가운데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추’가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리젠테이션에 초청돼 처음 공개됐다.

남녀 주연인 탕웨이와 현빈은 8일 오후 해운대구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만추’가 담은 짙은 멜로와 안개 낀 시애틀을 배경으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연기했던 촬영기를 돌이켰다.

국내 팬들에게 ‘색 계’로 유명한 탕웨이는 중국 여자와 한국 남자가 낯선 미국에서 만나 하루 동안 사랑하는 이야기를 다룬 ‘만추’를 두고 “아직도 ‘만추’를 생각하면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뭉클함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했다.

촬영은 올해 3월 끝났지만 당시의 멜로 감성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현빈 역시 “탕웨이와의 작업은 한국 여배우들과 분명히 달랐다”며 “한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이 만드는 다른 문화가 어우러졌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그는 또 “말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정을 더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며 “말이 먼저 들리는 기존 멜로 영화들과 ‘만추’는 다르다. 언어와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이 만드는 사랑의 감정 역시 다르다”고 했다.

‘만추’는 1966년 이만희 감독의 동명의 원작을 33년 만에 리메이크한 작품. 모범수로 휴가를 나온 여자와 도주 중인 남자가 나누는 시한부 사랑을 그렸다. 늦은 가을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만추’에는 남녀의 고독한 사랑을 담겼다. 탕웨이와 현빈은 영화에서 진한 사랑 장면도 소화했다.

연출을 맡은 김태용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탕웨이의 사진을 붙여놓았다”며 처음부터 그녀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임을 강조했다.

한국의 멜로 영화 출연에 대해 탕웨이는 “굉장한 캐릭터여서 소화하지 못할까 처음에는 두려웠다”며 “하지만 감정연기는 배우 자신에게 도전성이 짙고 ‘만추’는 멜로의 고전이라 소중한 경험으로 생각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진 현빈이 영화를 본 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마치 옷을 다 벗고 있는 느낌”이라며 “영화를 보며 탕웨이와 시애틀에서 보낸 시간이 새롭게 생각난다. 아름다운 사랑을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영화에서는 시한부 사랑을 나눈 탕웨이와 현빈이지만 기자회견장에서는 서로를 향해 애정 어린 질타와 공개 사과가 오가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해 웃음을 던졌다. 발단은 전날 열린 개막식에서 탕웨이가 혼자 레드카펫을 밟은 것에서 비롯됐다. 영화에 함께 출연한 동료 배우, 감독과 레드카펫을 밟는 게 국제영화제 관례인 만큼 혼자 등장한 탕웨이는 의아함을 자아냈다.

탕에이는 “감독님이 레드카펫 직전 어디로 숨어버려 혼자 쓸쓸히 걸었다”고 김태용 감독을 질타한 뒤 곧바로 “현빈 씨 너무 심했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며 서운한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회견장에 웃음이 터지자 현빈은 “같이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탕웨이는 고개를 돌린 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또 한 번 웃음을 던졌다.

해운대(부산)|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