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시리즈는 SK와 삼성의 맞대결이지만, 묘하게 2002년 삼성과 LG의 한국시리즈가 오버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우선 2002년 LG를 이끈 사령탑이 현 SK 김성근 감독이다. SK에는 김 감독 외에도 2002년 한국시리즈 LG 멤버 중 ‘캡틴’ 김재현이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재현은 당시 고관절 수술 후유증으로 뛰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대타로 나서 안타를 친 뒤 다리를 절뚝이며 달려 팬들에게 눈물과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또한 큰 이승호도 당시 LG 소속으로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에 등판했다. 올시즌 LG에서 트레이드돼 온 안치용은 2002년 데뷔했지만 한국시리즈에는 뛰지 못했다.
LG는 당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혈전을 치른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과 명승부를 펼쳤지만 6차전 9회말 이승엽에게 동점 3점홈런, 마해영에게 시리즈 끝내기 홈런을 맞고 주저앉았다.
SK와 삼성이 맞붙는 한국시리즈는 사상 처음. 그러나 이들은 개인적으로 2002년 삼성에 석패하며 준우승한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밖으로는 SK 유니폼을 입고 있는 현실에서 싸우겠지만, 속으로는 8년전 과거로 돌아가 LG 시절의 한풀이 무대로 여기고 있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