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 ‘논두렁 잔디’ 넘으니 이번엔 팬심이…

입력 2010-10-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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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몰수패 경고…밤샘 보수
‘관중 5000명 이상’ 기준 남아
성남 AFC 4강전 앞두고 한숨


산 넘어 산이다. ‘논두렁 잔디’로 유명했던 탄천종합운동장은 완벽히 변신했지만 고질인 ‘팬심(心) 확보’라는 큰 과제는 남았다.

성남은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 대비, 그라운드 정비를 완료했다. 오락가락한 날씨로 인해 크게 망가진 탄천종합운동장은 홈 팀에게도 부끄러움의 대상이었다. 성남 신태용 감독이 “원정 팀에 미안하다”고 거듭 밝힐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AFC는 9월 15일 성남과 수원의 챔스리그 8강 1차전이 끝난 뒤 프로축구연맹으로 ‘4강전까지 잔디를 보수하지 않으면 몰수 패를 선언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성남은 1억3000여 만 원을 들여 포크레인과 롤러 등 각종 장비와 인력 50명을 투입, 밤샘 작업 끝에 이 달 8일 작업을 마쳤다.

AFC도 확 달라진 그라운드에 만족했다는 후문. 11일과 13일 AFC 실사단이 잔디 상태를 체크했고, ‘잠정적 OK’ 사인을 냈다.

그러나 성남은 마냥 기뻐할 수 없다. 구단 프런트는 아직 미결 중인 두 번째 숙제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평균 (유료) 관중 5000명 이상 넘어야 한다’는 챔스리그 출전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갈 길이 멀다.

텅 빈 스탠드는 외면 받는 성남의 현실을 오롯이 드러낸다.

K리그 25라운드까지 성남의 평균 관중수는 4347명에 불과했다. 8강에서 탈락한 전북(1만4862명), 포항(1만1332명), 수원(2만5692명)에 한참 뒤진다. 프로축구연맹 측도 “현재 K리그에 부여된 4장의 챔스리그 쿼터를 유지하려면 성남 관중이 필수”라고 고민한다. 성남 관계자는 “거리 홍보, 장학금 기부, 선수단의 학교 및 지역단체 방문 등 여러 가지 행사를 마련해 팬 모으기에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리그에서 7번이나 우승한 성남이 이처럼 팬이 없어 고생하는 것 자체가 우리 프로축구의 비극을 보여준다.

새로이 단장한 탄천종합운동장이 관중으로 꽉 들어찰 날은 과연 올까.

성남|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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