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엔트리에 들지는 못했지만, 언제나 마음만은 동생들과 함께 하는 SK의 ‘큰형’ 가득염. 그는 뒤에서 소리 없이 후배들을 응원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좌완 가득염(41)은 SK의 큰형이다. 1992년 롯데에서 데뷔해 19시즌 째. 2007년 SK로 건너와 2년 연속 60경기 이상 등판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했다. 창단 3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향한 응원 편지를 부탁하니까 그는 상상 이상으로 조심스러워 했다. 큰일을 치르고 있는 후배들을 소리 없이 돕는 것이 자신의 책무라고 믿기 때문이었다.
사실 후배들이 너무 중요한 경기를 치르고 있고, 잘하고 있는데 내가 이렇게 말 꺼내는 것이 옳은지 부담스럽기도 하다. 다만 분명한 점 하나는 팀이 필요로 하면 비록 엔트리에 없다고 해도 도와주는 것이 선배의 도리라고 생각해.
작년도 그랬고, 올해도 한국시리즈에서 배팅볼 던져준 것도 그래서야. 이걸 두고 바깥에서는 너무 주목해 부담스러웠지만 내 마음은 그뿐이었어. 오직 후배들이 이기는 걸 원해. 아무 조건 없이, 내 체면 안 차리고 도와주고 싶었어.
솔직히 스프링캠프 정말 열심히 했어. 후배들과 똑같이 훈련 소화했잖아? 체력이 안 된다고 스스로 판단하면 옷 벗을 각오였어. 베테랑이라고 봐주고 그러는 팀이 아니잖아? 감독님 마음 이해하고 견뎌냈어.
그러나 막상 1군에서 몇 경기 던지지 못했어. 그래도 후배들이 잘하니까 기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랬어. 너희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내가 같이 해봐서 알잖아. 우승이라는 보상과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특히 한때 내 방졸이었던 (김)광현이, 1차전에서 네가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은데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너무 강해 중간에 컨트롤이 안돼서 한순간에 무너진 것 같아. 그러나 한국시리즈가 아니라 올림픽, WBC까지 던졌던 너이고, 앞으로도 그런 무대에서 던져야 되잖아. 그런 큰 무대를 즐기는 광현이가 됐으면 좋겠다.
후배들이 워낙 잘하지만 기본적인 거 잘해줬으면 좋겠어. 그렇게 하던 대로, 연습했던 대로만 해주면 나머지는 감독님이 알아서 해주실 거니까.
SK의 가장 큰 형으로서 (김)재현이, (박)경완이가 잘 이끌고 가니까 나까지 곁에 있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해. 안 보이는데서 응원할게. 궂은일, 해야 될 일 있으면 언제든 도와줄게.
정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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