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핫이슈] 삼성 ‘1차전 쇼크’가 이렇게 크다니

입력 2010-10-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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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오승환-정현욱.스포츠동아DB

이빨 빠진 사자, 무기력한 경기 왜?
KS 1차전 김광현 맞아 5회초 역전 성공
‘필승 계투조’ 붕괴 재역전패…후유증 커
PO때 피로·긴장 풀리며 집중력 하락도
삼성이 너무도 무기력하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까지만 해도 패기와 투지가 넘치는 맹수처럼 강한 근성을 발휘했지만 SK를 상대한 한국시리즈(KS) 들어선 ‘이빨 빠진 사자’마냥 맥없는 경기를 거듭하고 있다. 준PO와 PO가 나란히 최종 5차전까지 펼쳐지면서 명승부가 속출한 덕에 한껏 달아올랐던 올해 포스트시즌의 열기도 KS 접어들어 급랭하는 분위기다.

삼성은 적지 문학에서 펼쳐진 KS 1·2차전을 각각 5-9, 1-4로 내준데 이어 18일 안방으로 옮겨 치러진 3차전마저 2-4로 완패해 말 그대로 궁지에 몰렸다. 현재로선 19일 4차전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치욕적인 4연패로 홈에서 SK의 우승 헹가래를 구경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로 초라하게 무너진 경우는 모두 5차례 나왔는데 그중 삼성이 2번(1987·1990년)에 걸쳐 각각 해태와 LG의 들러리 역할을 했다.

두산과 PO 5게임을 치르는 동안 내리 1점차 명승부를 연출한 삼성이 SK에 이토록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단 안팎에선 15일 1차전의 재역전패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다. SK 에이스 김광현을 맞아 5회초 3-2로 역전하고도 5회말 불펜의 붕괴와 더불어 단숨에 3-5로 흐름을 빼앗긴 채 패한 후유증 탓이라는 지적이다.

선발 레딩이 5회말 SK 선두타자 정근우를 볼넷으로 출루시키자 선동열 감독이 잇달아 꺼내든 ‘권혁∼권오준∼오승환∼정현욱’의 계투 카드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되면서 잡을 수도 있었던 1차전을 내준 영향이 선수단 내부적으로도 길게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는 얘기다. PO를 거치면서 쌓인 피로와 긴장이 한꺼번에 풀어지면서 2·3차전에선 타자들이 집중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또 “겨우 3점 내고 SK를 이길 생각은 아니었을 테지만, 5회부터 무리하게 불펜의 필승조를 싹 털어넣으며 너무 일찍 승부를 건 것 아니냐”는 탄성도 들린다.

삼성 프런트 직원들은 18일 3차전을 앞두고 정례(주례) 미팅을 했다. 그 자리에선 “끝까지 (선수단 지원에)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잘 하자”는 결의와 더불어 “1승만이라도 거두고, 잠실로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타진됐다고 한다. 4연패로 허무하게 주저앉으면 팬들을 대하기도 부끄럽다는 소리에 다름 아니다.

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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