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스포츠동아DB
그러나 이들은 3년 후 맞트레이드 상대가 되는 기구한 운명을 겪었다. 1985년 11월 23일 OB는 내야수 한대화를 해태에 보내고, 해태 내야수 양승호와 투수 황기선을 받는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러나 한대화는 “고향팀 빙그레에 보내달라”며 해태행을 거부했다.
KBO는 1월 11일 트레이드에 불응하는 한대화를 프로야구 1호 임의탈퇴선수로 공시했다. 결국 OB는 양승호와 황기선을 현금 트레이드하는 형식으로 바꿔 1월 29일 해태 구단에 3750만원을 지불하고, 한대화가 복귀할 경우 회수하기로 해태와 합의했다.
한대화는 고향 인근의 대둔산 암자에서 47일간 고시생들과 칩거했다. 결국 동국대 시절 스승인 해태 김인식 코치(현 KBO 기술위원장)가 암자를 찾아가 한대화를 설득, 3월 22일 현역복귀 절차를 거쳐 해태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대화와 양승호는 1978년 제10회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때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만나 친구 사이가 됐다. 한국은 사상 첫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SK 김성근 감독이 당시 코치였다. 한대화 감독은 “양승호 감독과는 며칠 전에도 통화했는데, 그때만 해도 롯데 감독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며 적장으로 만난 친구와의 인연을 떠올렸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