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태균이 기다리며 오늘도 뛴다” ‘에드먼턴의 영웅’들이 1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다시 뭉친다. 타격7관왕 이대호는 ‘절친’ 김태균이 일본시리즈를 끝내고 돌아올 날을 향해 달린다.사직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나란히 3·4번으로 우승 이끌어
김태균 “대호야 MVP 축하한다”
이대호 “우승반지 끼고 돌아와”김태균절친 김태균·이대호, 세번째 대표팀 만남
2000년 세계청소년야구 출전
나란히 3·4번으로 우승 이끌어
김태균 “대호야 MVP 축하한다”
이대호 “우승반지 끼고 돌아와”
경남고 이대호, 천안북일고 김태균.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제 17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컵을 함께 들어올렸던 두 친구가 또 한번 태극마크를 함께 달고 그라운드에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6일 사직에서 열린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첫 소집훈련에서 이대호(롯데)는 “태균이가 대표팀에 합류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웃었다.
지바롯데 김태균은 팀이 일본시리즈에 진출한 까닭에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일본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 이대호와 추신수, 정근우 등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들이 못내 그리웠는지 김태균은 25일 밤 이대호에게 MVP 수상을 축하하며 전화를 걸어왔다.
이대호는 “태균이가 전화로‘조금만 기다려라. 일본시리즈 끝나고 바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대표팀은 일단 마음 쓰지 말고 꼭 우승한 뒤에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대호와 김태균이 태극마크를 함께 다는 것은 청소년대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모두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지만 고교 졸업 후 성인 대표팀에서는 2009년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첫 만남이었다.
프로 데뷔부터 차세대 거포로 각광받았던 김태균은 2001년 대만야구월드컵, 2003년 쿠바야구월드컵에 꾸준히 대표로 선발됐고 2006년 제 1회 WBC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프로에서 타자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큰 부상을 겪기도 했던 이대호는 2006년 도하아시아게임에서 첫 성인대표팀에 뽑혔다. 2007년 타이중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과 베이징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뛰었지만 김태균은 올림픽대표에 선발되지 않아 엇갈렸다.
이대호는 2000년 캐나다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추억하며 “지금 생각하면 그 때는 정말 어린아이들이었던 것 같다. 이제 태균이도 곧 장가를 가고 (추)신수와 (정)근우 모두 아이 아빠라서 그런지 심한 장난도 못 치겠다”며 크게 웃었다. 2000년 청소년선수권에서 나란히 3번과 4번을 쳤던 김태균과 이대호는 광저우아시안게임 역시 클린업트리오 0순위 후보다.
세월이 흘러 친구들을 그라운드에서 만났고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해 자신감이 넘친다는 이대호는 “대표팀에서 제 역할은 항상 조연이었다. 4번 칠 타자가 많기 때문에 6·7번이라도 경기에 나갈 수만 있으면 좋겠다. 이번 아시안게임도 조연 역할을 잘 해서 금메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직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