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남규리 “예쁜 척 하려다 매섭게 혼났죠”

입력 2010-1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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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데뷔작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연기의 기본을 배웠다”는 남규리는 ‘절박함’이 연기에 큰 도움을 줬듯, 노래도 절박함이 생길 때 다시 하고 싶다고 했다.

“서클렌즈 꼈다가 김수현 선생님 버럭
이 악물고 촬영연기 기본 배웠어요”
“사람들이 저보고 ‘남배우’래요. 으하하하.”

10개월 동안 촬영을 하면서 긴 마라톤을 방금 끝낸 선수처럼 체력은 한계에 이르렀지만 뭔가 이루었다는 성취감은 얼굴 표정에서 숨길 수 없었다.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극본 김수현·연출 정을영)에서 막내 딸 초롱으로 출연한 남규리. 그는 자신의 드라마 데뷔작인 ‘인생은 아름다워’의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긴 시간 함께 했던 드라마는 7일 막을 내린다.

남규리는 “아직 실감이 나지도 않고, 마음이 뻥 뚫린 것 같고 적막하다”고 말했다. 여성 그룹 씨야 출신인 그는 영화 ‘고사’를 통해 연기 신고식은 치렀지만, 호흡이 긴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방송 초반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와 연기력 논란을 겪었지만 당당히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사관학교에서 배운 것이 많다”며 ‘인생은 아름다워’의 현장을 사관학교에 비유했다. 경력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까마득한 대선배들이 대부분이고, 무엇보다 연기에 대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연기의 기본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대본에 쓰인 대로 읽는 것이 끝이 아니라, 나로 인해 시청자들이 웃을 수도 있고,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김수현 작가님이 배우가 되려면 시청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녹일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연기하라고 하셨는데, 이제야 조금 그 뜻을 알 것 같아요.”

남규리가 맡은 초롱이는 막내딸답게 활발하고 사랑스럽지만, 정 많고 눈물도 많은 캐릭터다. 커밍아웃을 선언한 오빠 때문에 부모가 눈물 흘릴 때, 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았을 때 그녀는 극중에서 펑펑 울었다. 오빠 태섭의 커밍아웃 장면에서 보여준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전과 다른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주었다.

“평탄했던 초롱이에게 네 번의 곡절이 있었죠. 감정신도 많았고 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진짜 초롱이라면 어땠을까’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한 연기 같아요.”

남규리는 초롱이란 이름처럼 초롱초롱한 눈을 가졌다. 남이 부러워할 예쁜 갈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서클 렌즈를 꼈다가 호된 야단을 들었다.

“예뻐 보이고 싶다는 과욕이 부른 결과였죠. 속눈썹도 길게 붙이고, 서클렌즈를 꼈다가 바로 작가선생님한테 혼났어요. 사극이 아니라 괜찮겠지라고 여겼던 제가 잘못한 거죠. 작가 선생님이 ‘예쁘게 보이고 싶은 건 아는데, 연기자는 그러는 순간 끝’이라고 충고하셨어요. 그 다음부터 엄마(김해숙)에게 렌즈를 꼈나 안 꼈나, 매번 검사도 받았어요. 하하하”

이런 그의 모습을 눈여겨 보던 김수현 작가와 정을영 감독은 칭찬을 잘하지 않던 평소와 달리 끝나면서 “잘했다, 견뎌내 줘서 고맙다”는 칭찬을 했다.

“대본 리딩 때부터 혼나기 일쑤였어요.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다른 연기자들도 많은데 공개적으로 ‘잘했다’는 칭찬을 받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울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정말 기뻤어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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