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고창현 ‘명품 프리킥’ 6강PO 쐈다

입력 2010-1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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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고창현. 스포츠동아DB

울산 6강행 결승골…도움도 1개 만점활약
상무서 갈고 닦은 프리킥 실력 마침내 진가
3경기 연속골 상승세…“꼭 우승하고 싶다”
따뜻한 남쪽 지역 울산에도 3일 칼바람이 불었다.

이날 대구FC와의 ‘쏘나타 K리그 2010’ 29라운드를 앞두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울산 현대 고창현(27·사진)이 매서운 추위를 날려버리는 멋진 오른발 프리킥으로 팀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강추위에도 문수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에게 값진 선물을 안겼다. 고창현은 전반 34분, 그림 같은 오른발 프리킥으로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다. 대구 골키퍼 백민철이 사력을 다해 몸을 날렸지만 볼은 손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초반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대구의 수비에 막혀 수차례 골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초조해하던 울산 입장에서 천금같은 골이었다. 고창현은 3-0으로 앞서던 후반 27분, 간결한 오른발 패스로 팀의 네 번째 쐐기 골을 도우며 이날 1골 1도움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 군에서 빛을 본 프리킥 능력

K리그 역대 프리킥 순위를 살펴보면 고창현은 전북 현대의 김형범과 에닝요(이상 11개), 이천수(10개·오미야)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킥에 일가견이 있다.

사실 고창현의 프리킥 실력은 군에서 일취월장했다. 2002년 수원 유니폼을 입을 때도 유망주로 주목 받았지만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 밀려 프리킥 기회는 좀처럼 잡지 못했다. 이후 부산을 거치며 출전기회가 줄었고 팬들 사이에서도 잊혀진 이름이 됐다.

상무 입대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2007년부터 두 시즌 동안 53경기를 뛰며 프리킥을 찰 때마다 족족 그물을 갈랐다.

전역 후 대전에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올해 전문 프리키커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울산 유니폼을 입은 뒤 프리킥 갈증에 시달렸다. 이적 후 이날 경기 전까지 4골을 넣었지만 프리킥 골은 없었다.

고창현은 “프리킥 골을 넣어야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리그 막판에 생각대로 됐다. 감각을 잘 유지해서 남은 경기에서도 꼭 프리킥 골을 넣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K리그 프리킥 순위도 곧 1위로 올라서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우승이 목표

고창현의 활약이 더 반가운 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결승골을 포함해 최근 3경기 연속 골이다.

6강 PO를 앞두고 주전 오른쪽 풀백 오범석이 탈장 수술로 시즌 아웃돼 전력에 큰 차질을 빚은 상황에서 김호곤 감독은 오른쪽 측면 날개 고창현이 든든할 수밖에 없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왼쪽 노병준-오른쪽 고창현 카드는 어느 팀과 맞붙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고창현 역시 “주전급으로 활약하며 플레이오프에 오른 건 처음이다. 이번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 울산 대표 스타

고창현은 울산에 오기 전 대전에서 ‘계룡산 루니’로 불렸다. 그의 저돌적이고 터프한 플레이 스타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인 루니와 비슷해 붙여진 별명이었다.

그러나 대전을 상징하는 ‘계룡산’을 이곳 울산에 와서도 쓸 수는 없는 노릇. 그는 “울산에 오면 또 어떤 산 이름이 앞에 붙을까 생각해본 적은 있다. 그런데 아직 특별한 별명은 없다”고 웃었다. 옆에 있던 울산 관계자가 “지금부터라도 고창현의 제대로 된 별명을 꼭 지어줘야겠다”고 거들었다.

고창현은 이제 울산을 대표하는 스타로 복덩이로 자리 잡았다.

울산|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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