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배우 정진영 “투덜대며 사는 오랜 부부같죠”

입력 2010-11-0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북 전주시 상림동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영화 ‘평양성’ 촬영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진 이준익(왼쪽) 감독과 김유신 역의 정진영.

전북 전주시 상림동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영화 ‘평양성’ 촬영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진 이준익(왼쪽) 감독과 김유신 역의 정진영.

■ 이준익·정진영, 우리의 10년우정은…

‘님은 먼곳에’후 한때 관계 소원
‘평양성’으로 2년만에 의기투합
“서로 늙는 모습 보는 재미 쏠쏠”
“오랜 부부다.”

전북 전주시 상림동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5만여m²(1만5000여평) 벌판 위에 재현된 1600여년 전 고구려 평양성. 곳곳이 화염에 그을린 채 삼국시대 30만의 나당연합군과 3만 고구려군의 평양성 전투가 치열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 너른 벌판 위에서 배우 정진영은 이준익 감독과 지난 10여년 동안 맺어온 인연에 대해 “오랜 부부 사이”라고 칭했다. 정진영은 2003년 ‘황산벌’ 이후 ‘즐거운 인생’, ‘님은 먼 곳에’ 등 이 감독의 연출작은 물론 2001년 ‘달마야 놀자’와 ‘날아라 허동구’ 등 이 감독이 기획 및 제작자로서 참여해온 작품까지 포함해 10년을 함께 일해 왔다.

그는 “그 만큼 서로 생글거리며 바라보지 않고 오히려 투덜대고 삐치며 싸우곤 한다”면서 “동지보다 더 진득한 부부가 맞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런 정진영을 두고 이준익 감독은 “정진영은 영화에 뜻을 같이 하는 동지”라고 화답했다. 이 감독은 “영화를 하며 이렇게 오래 함께 하는 건 너무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별한 인연을 가진 두 사람이 다시 의기투합한 무대가 바로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막바지 촬영 중인 사극 코미디 ‘평양성’이다.

백제 계백과 신라 김유신이 마지막 전투를 벌인 ‘황산벌’ 이후 8년. 실제로 660년 황산벌 전투 이후 8년 뒤 평양성 전투가 벌어졌고 이를 각각 영화화한 ‘황산벌’과 ‘평양성’ 역시 8년 만에 촬영되고 8년 만에 개봉하게 되는 ‘우연한 인연’을 맞고 있다.



그렇듯 이준익 감독과 정진영의 우정도 여전하다. ‘님은 먼 곳에’ 개봉 직후 정진영은 “당분간 이 감독과 작업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선언’했다. “서로를 너무 잘 아니 오히려 영화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 역시 우정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것. 그로부터 2년이 지난 뒤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힘을 모으고 있다. “항상 치열한 영화 현장에서 서로 늙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정진영의 말처럼 이준익 감독은 “최근 전작들이 흥행하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망하면 다시는 상업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결사항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결사항전’에 류승룡, 윤제문, 이문식, 선우선 등 개성 강한 연기자들이 동참했고 영화는 평양성 전투를 바탕으로 비장함과 웃음의 절묘한 조화로 버무려지고 있다.

영화 ‘평양성’은 내년 설 개봉한다.

사진제공|영화사 아침

전주(전북)|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