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비만 잘 넘기면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여유로운 컨디션 조절, 챔피언결정 2차전 홈 개최 등 각 종 어드벤티지가 주어진다. 10년 만의 정규리그 1위를 꿈꾸는 FC서울. 대전과 K리그 30라운드 최종전을 앞둔 서울은 여유 속 기분 좋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5일 구리 GS 챔피언스파크. 오후 훈련을 앞둔 클럽하우스 2층 휴게실은 떠들썩했다. 대형 스크린에 장착된 플레이스테이션 축구 게임이 펼쳐졌기 때문. 가장 먼저 소파에 자리 잡은 최효진과 이승렬이 1만원 내기 3차례 게임을 하며 고래고래 목청을 높이자 박용호와 데얀, 아디 등이 슬며시 다가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다.
하지만 이러한 왁자지껄함도 오래가지 않았다. 공식 인터뷰와 훈련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180도 전환됐다. 이번 콘셉트는 진지 모드.
빙가다 감독이 “난 농담할 줄 모른다. 아직 즐길 수 없다. 대전 경기 이 후 축제를 열자”고 하자 팀 내 중고참 현영민이 무거운 입을 떼고 한 마디를 했다. “훈련장에 들어설 때마다 벽에 붙어 있는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는 글귀를 마음에 새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처럼 아낌없이 몸을 던지겠다.”
이에 질세라 이승렬도 각오를 다졌다.
“최근 몇 년간 마지막을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지만 모두 흘러간 과거다. 예전의 실수는 스스로에 용납할 수 없다.”
구리|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