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시즌 첫 골로 챔프전 직행…해피엔딩 ‘치우대제’

입력 2010-1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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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김치우.

FC서울 김치우.

슬럼프 김치우, 주전서 밀려
후반 출격…1위확정 결승포

“챔피언결정전 꼭 뛰고 싶다”
이달 상무입대 연기 요청도
김치우(27·사진)가 시도한 회심의 한 방이 10년 만의 K리그 정규리그 1위를 노리던 FC서울의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대전의 2010 쏘나타 K리그 30라운드 최종전.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42분 낮게 깔린 김치우의 오른발 슛이 대전의 골 망을 꿰뚫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극복하고 서울이 정규리그 자력 1위와 함께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순간이었다.

이날 김치우는 벤치 스타트를 했다. 기약 없는 기다림. 빙가다 감독의 출전 지시가 떨어진 것은 1-0으로 앞선 후반 16분. 이승렬과 교체 투입된 김치우는 왼쪽 측면을 담당했으나 먼저 아픔을 맛봤다. 정확히 6분 뒤 대전 박주현의 동점 골이 터진 것이다.

김치우는 동점 골 4분 뒤 상대 문전 한복판에서 환상적인 찬스를 맞았지만 거의 득점에 가깝던 그의 왼발 슛은 대전 수비를 맞고 불발됐다. 하지만 김치우의 끝은 아름다웠다. ‘왼발의 달인’이란 닉네임을 무색하게 만든 오른발 킥. 선방을 거듭했던 대전 골키퍼 최은성이 몸을 날렸으나 막을 도리가 없었다. 21경기 만에 올린 올 시즌 첫 골이자, 서울에 이적한 뒤 홈에서 올린 첫 득점포였다.

“처음 왼발로 시도한 슛이 들어갈 줄 알았는데 불발됐다”던 김치우는 “ 골로 연결된 오른발 슛도 주위 상황을 판단할 새 없이 그냥 찼다”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들어 유독 어려운 시간을 보냈기에 의미는 더했다.

왼쪽 풀백과 왼 측면 날개를 두루 소화하면서 한때 ‘허정무호 황태자’로도 불리던 김치우는 작년 중순 갑작스레 찾아온 스포츠헤르니아(탈장) 후유증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자연히 소속 팀 주전 경쟁에도 밀렸고, 2010남아공월드컵 엔트리에도 탈락했다. 올 시즌 후반기에도 거의 벤치를 지키는 일이 많았다. 인터뷰 말미에 덧붙인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었다”는 한 마디에는 그간의 심경이 오롯이 담겨있었다.

김치우에게는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다. 상무에 군 복무 신청을 한 탓에 29일 입대 예정이지만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서울 구단은 최근 김치우의 입대를 일주일 가량 미뤄달라는 요청을 한 상태다.



김치우는 “아직 확정된 게 없고,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선수로서 꼭 챔프전에 뛰고 군 입대를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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