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방극장 ‘여배우 트로이카’ 패션
드라마나 영화 속 스타의 스타일을 보면 그가 맡은 캐릭터가 보인다.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이 역할에 맞춘 개성 강한 스타일로 연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3인방은 고현정, 김혜수, 신은경. 안방극장에서 이색 캐릭터를 맡고 패션에서도 남다른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관록을 쌓아가는 여배우들이 보여주는 패션을 집중 분석했다. 패션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김남주가 제안하는 패션 비법도 소개한다. 같은 직업을 연기하면서도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극 중 의상, 오직 역할을 위해 단 한 벌의 의상으로 3∼4개월을 버틴 스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담았다.고-‘대물’서 맨 가방 장동건도 매는 600만원짜리
김- 의사역…볼륨 몸매 올블랙·무채색으로 감싸
신-모피·보석·명품 총동원·재벌가 며느리 포스
고현정, 김혜수, 신은경은 다양한 연기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를 끌어가는 주인공들이다. 방송 중인 드라마 세 편 속에서 이들은 개성 강한 연기력 못지않게 자신의 캐릭터를 살리는 멋진 패션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들의 다양한 패션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보자.
SBS 드라마 ‘대물’에서 백팩을 맨 열혈 국회의원으로 등장한 고현정.
SBS 드라마 ‘대물’에서 백팩을 맨 열혈 국회의원으로 등장한 고현정. 사진제공=SBS
● 여성 대통령 고현정…“캐주얼 입는 이색 정치가”
국내 드라마에서는 처음 등장한 캐릭터만큼이나 고현정이 입는 의상도 관심거리다. SBS 수목드라마 ‘대물’에서 첫 여성 대통령인 주인공 서혜림을 맡은 고현정은 깔끔한 정장을 주로 입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캐주얼 재킷에 백팩을 매는 과감한 의상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몸으로 뛰는 정치가’라는 설정에 맞춘 선택이다. ‘대물’ 제작관계자는 “서혜림은 아나운서로 시작해 주부, 국회의원, 여성 대통령까지 다양한 상황과 신분을 갖는 주인공”이라며 “국회의원으로 출연하는 분량이 가장 많아 개성을 살리는 상징적인 의상을 입는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재킷과 흰 셔츠, 캐주얼한 바지 등 심플한 의상 구성을 유지하면서 매회 색깔과 디자인에 변화를 주고 있다. 외견상 깔끔하게 보이는 의상이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모두 고가의 명품. 구찌부터 마크제이콥스, 랄프로렌, 앤드뮐미스터, 토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여러 디자인을 소화하고 있다. 의상 협찬도 받지만 상황에 맞지 않으면 본인이 소장한 것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현정 의상 가운데 화제를 모으는 아이템은 백팩과 시계. 포털사이트에서 이미 ‘고현정 가방’, ‘고현정 시계’로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데 고가의 가격까지 공개돼 화제가 됐다.
특히 600∼700만원을 호가하는 콜롬보 백팩은 고소영과 함께 다니던 장동건의 공항패션에서 처음 등장해 알려진 제품이다.
고현정을 통해 여자에게도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돼 인기를 더하고 있다.
MBC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에서 마음이 깊은 정신과 의사를 맡은 김혜수는 감정 표현을 자제한 검은색 위주의 의상을 소화하고 있다.
● 정신과 의사 김혜수 “심플이 생명”
블랙과 화이트는 MBC 수목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의 주인공 김혜수를 대표하는 색이다. 마음이 깊은 정신과 의사 김진서를 맡은 그는 하얀색 의사 가운과 색감을 줄인 의상을 통해 자신이 맡은 인물의 개성을 표현한다.
의사라는 직업을 잘 표현하기 위해 김혜수는 의상을 결정할 때 꼼꼼하게 따진다. 스타일리스트 이보람 실장은 “정신과 의사란 특성이 잘 드러나도록 최대한 심플한 디자인을 택했다”며 “튀지 않도록 색감이 강하지 않은 베이지, 그레이 톤을 주로 입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김혜수 특유의 이미지가 역할에 묻히는 것은 아니다. 볼륨이 살아있는 몸매를 강조하기 위한 ‘반전 패션’이 숨어있다. 바로 겉옷 속에 받쳐 입는 기본 의상이다.
“옅은 색깔의 옷을 입을 때는 속에는 블랙 계열로 입어 색의 대조를 노린다”고 설명한 이보람 실장은 “일반인들도 옷맵시를 살리고 싶을 때는 몸에 잘 붙는 소재의 속옷을 선택하면 연출하기 쉽다”고 소개했다.
드라마의 상대역과 의상 분위기가 겹치지 않는 것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김혜수는 상대역인 황신혜와 함께 나오는 장면에서는 ‘올 블랙’을 택한다. 욕망이 강한 황신혜가 화려한 의상을 입는 것과 달리, 김혜수의 옷들은 무채색 일색. 단정한 성격을 반영하듯 결혼반지 외에 액세서리도 배제하고 있다.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서 재벌가 며느리로 나서 럭셔리 패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신은경.
● 재벌가 며느리 신은경 “럭셔리 아이템 총출동”
요즘 안방극장에서 신은경보다 화려한 연기자는 없다. MBC 주말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서 재벌가 며느리 윤나영 역을 맡아 럭셔리 패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털털한 성격의 인물을 주로 연기해온 탓에 화려한 변신과 패션은 더 주목을 끈다.
모피, 가죽 소재를 활용한 의상은 대부분 고가의 명품 브랜드들. 집에서도 드레스풍의 원피스를 입어 잠시만 등장해도 재벌가 사모님이라는 걸 알 수 있도록 고급스러운 아이템을 총동원했다. 액세서리도 최고품들로 메탈이나 진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화장에서는 고현정과 김혜수가 깨끗한 피부만 강조하는 투명 화장법을 택하는 것과 달리 신은경은 야심이 많은 역할을 표현하느라 눈매를 강조한 스모키 메이크업에 공을 들인다.
스타일리스트 김인선 실장은 “표독하고 강렬한 느낌을 위해 아이라이너로 눈초리를 올리는 화장에 가장 신경을 쓴다”며 “주의할 점은 립스틱까지 짙게 바르면 자칫 얼굴이 부담스러워 보일 수 있어 립스틱은 상대적으로 튀지 않는 색을 택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MBC·SBS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