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희기자의 현장출동] “대∼한민국” 붉은 함성, 광저우 쩌렁

입력 2010-1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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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들 경기전부터 응원소리 힘보태
태극전사 패스게임에 中팬들도 박수
박주영 가벼운 발놀림…역시 빅스타
10일(한국시간) 웨슈산 스타디움에는 북한과의 1차전보다 많은 관중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본부석 맞은편에는 소수의 교민들이 경기시작 전부터 몸을 푸는 우리 선수들에게 응원소리로 힘을 보탰다.

경기시작 20여분 전에는 이기흥 단장을 비롯해 광저우아시안게임 선수단 임원 10여명도 자리를 잡았다. 관중석 한 편에서는 국가대표팀 조광래 감독이 박태하 코치와 함께 예리한 눈으로 그라운드를 주시하고 있었다.

대표팀 재목을 찾기 위해 광저우 행을 택한 조 감독은 “훌륭한 선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빛난다”는 말로, 박주영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은 요르단을 압도했다. 구차철의 첫 골이 터지자 경기장 밖에서 몸을 풀고 있던 한국응원단은 “대한민국” 함성소리를 드높였다. 그라운드 밖에서 몸을 풀던 박주영도 후배에게 달려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1만 명의 관중들은 대부분 약자의 편인 듯 했다. 전반 26분과 27분 요르단이 득점기회를 맞자, 경기장은 술렁였다. 아쉬운 탄성을 내뱉는 중국 관중들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이 멋진 패스 게임을 하자, 중국관중들도 박수를 보냈다.

전반종료 직후, 대표팀 김태영 코치는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김정우를 불러 세웠다. 손짓으로 요르단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며, 대비책을 조언했다. 김정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구자철은 경기종료 직후, “선수단이 똘똘 뭉쳤다”는 말을 거듭했다.

후반이 되자 박주영의 투입시기에 촉각이 세워졌다. 박주영은 가볍게 러닝을 하며, 그라운드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후반 17분 마침내 박주영이 그라운드에 들어왔다. 장거리 비행의 여독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몸놀림. 대표팀 관계자는 시차적응을 위해 멜라토닌을 복용했다는 말도 전했다.

후반 33분 조영철의 골을 어시스트 한 뒤에는 두 팔을 벌리고 뛰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보여주며, 마치 자신이 골을 넣은 것처럼 기뻐했다.

대표팀 고참다운 모습이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대표팀은 완승으로 북한 전 패배의 아픔을 날렸다. 교민들도 뜨거운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몇몇 중국인 자원봉사자들은 한국취재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내밀기도 했다.

반면, 주저앉은 패자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믹스트존을 빠져 나오던 요르단 선수는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승자와 패자가 교차하는 순간, 웨슈산 스타디움의 하늘도 뜨거운 햇볕과 어둠이 교체하는 석양이 흩내리고 있었다.광저우(중국) |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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