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와 ‘남한산성’의 작가 김훈의 신작. 지방 공무원이었다 뇌물죄와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을 산 아버지를 둔 세밀화가가 비무장지대의 수목원에서 보내는 메마르고 남루한 삶. 식물의 표정을 담아내는 세밀화처럼 주인공을 통해 인간관계를 들여다보는 작가의 치밀한 관찰이 새삼 정교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결국 “아픈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이지만 실상 풍경과 사물은 “아무런 기척이 없”고 그래서 그에 더욱 다가서려 한 작가는 “미수에 그친 한 줄씩의 문장을 얻을 수 있었다”고 토로한다.
[엔터테인먼트부]